MB 지지한 YS의 차남 김현철 … 친박 김기춘 지역구 출마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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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49)씨가 23일 18대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YS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다. 김현철씨는 이날 오전 거제의 한 예식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만간 시내에 사무실을 구한 뒤 한나라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이 정치 입문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며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나도) 경영학 박사 경력을 살려 거제와 한국의 발전을 뒷받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사학과 출신인 김씨는 같은 대학 경영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거제는 3선의 김기춘(69) 한나라당 의원 지역구다. 김 의원은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원로로 활동했다.

반면 YS는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경선캠프 출정식에 이 당선인과 함께 등장하는 등 공개적으로 ‘친MB(명박의 머리글자)’ 성향을 밝혀 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김현철씨는 “아버님은 (이 당선인이) 과거 10년 동안의 좌파 정권을 종식하고 무너진 경제와 국가기강을 바로 세우는 데 적임자란 판단에 따라 (이 당선인을) 지지한 것”이라며 “아버님은 저의 이번 총선 출마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총선의 공천을 놓고 신경전을 펼쳐온 이명박-박근혜 진영 간에는 김현철씨의 출마선언을 놓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YS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김씨에게 공천을 주려는 이 당선인 측과 김기춘 의원의 4선을 도우려는 박 전 대표 측의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서는 “이 당선인 측이 현철씨에 대한 공천을 약속하고 YS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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