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이라크 주둔 1년 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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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어 이라크 아르빌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견 연장 및 임무 종결 계획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동의안은 재석 의원 256명 중 찬성 146표, 반대 105표, 기권 5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자이툰 부대는 2008년 12월 이라크에서 전원 철수하는 것을 전제로 내년 한 해 650여 명 규모의 파병 활동을 지속한다.

당초 한나라당(128석), 민주당(6석), 국민중심당(4석)이 찬성 당론을 정한 반면 대통합민주신당(142석)과 민주노동당(9석)이 반대 당론을 정해 의석 숫자로는 반대가 앞섰다. 그러나 신당 지도부의 '당론 관철' 요청에도 불구하고 변재일.홍창선.박상돈.김종률 의원 등 중도 성향의 신당 의원 16명이 당론에 반기를 들고 찬성표를 행사했다. 불참(29명)과 기권(5명)까지 포함하면 50명이 당론을 지키지 않은 셈이 됐다. 표결에 임한 신당 의원은 113명에 그쳤다.

신당이 청와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파병 연장 반대 당론을 결정한 것은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국제정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제기됐지만 "선거 승리가 우선"이란 주장에 밀렸다. 표결을 앞두고 열린 신당 의원총회에서 김효석 원내대표는 "10월 24일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했으니 의원들이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 대선 패배 후 국회에서도 구심력을 잃고 표류하는 양상을 보였다. 선거 뒤 지도부가 의원 간 이념 성향 차이를 한 곳으로 묶어낼 능력을 상실하면서 의석 수 우세에도 불구하고 원내 주도권을 한나라당에 내주는 처지가 됐다.

채병건.김정하 기자

◆자이툰 부대=2004년 9월 22일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구역인 아르빌에 한국군 3650명이 파병됐다. 자이툰 부대는 올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감축돼 현재 65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정식 명칭은 '이라크 평화재건사단'이다. 자이툰 부대는 그동안 7만 명의 이라크 주민을 치료하고 학교 등을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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