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정상회담 전략백서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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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럽이 아시아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유럽연합(EU)정상들은 에센 회담 마지막날인 10일 「新아시아 전략백서」를 채택,유럽의 對아시아 공략 의지를 공식 천명했다.
지난 7월 EU집행위가 제출한 이 백서의 골자는 EU와 아시아의 정치.경제적 협력,특히 통상관계 증진을 위해 유럽의 위상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 백서의 배경은 물론 그간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이 지역을 미국과 일본에 빼앗길 경우 21세기 경제대전에서 살아남을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백서는 유럽의 이익을 도모키 위해서는 그간 아시아에 취해왔던 「방어적 태도」에서 탈피,「적극적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어 對아시아공세가 한층 거세질 것이 확실하다.
이 백서가 제시하는 구체적 전략은 먼저 아시아에 대한 연구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강력한 홍보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아시아의 저명인사 초청▲유럽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대학과 연구기관간의 교 류증진등이 제안됐다.
한편 가장 중요한 통상관계 증진과 관련, 이 백서는 아시아의對EU 무역장벽을 제거함과 동시에 이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무역장벽 완화와 관련된 기본 전략은 아시아국가의 입법.행정 규제에 대한 정보수집과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 위한 로비활동을전개한다는 것이다.
특히 EU측은 비교우위에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또 유럽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 아시아 각 지역에 EU차원의 통상정보센터를 건립하고 합작투자 사업에 대해 금융상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밖에 이 백서에서 EU는 역내 잉여 농산물 문제의 타개책으로 아시아를 새로운 시장으로 지목,농산물 시장에 대한 EU의 개방압력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U측은 이어 이같은 정책을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26개 아시아 국가를▲동아시아(한국.일본.중국)▲동남아시아(ASEAN.베트남)▲남아시아(인도.파키스탄)의 3개지역으로 구분,지역별 특성에 맞는 차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있다.즉 동아시아의 경우 무역장벽 철폐에 주안점을 둬야 하고 동남아시아의 경우 투자확대가,극빈지역인 남아시아에는 경제원조를통한 장기적인 원조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에센 회담은 정상들이 동구및 연안국가로의 EU확대에 원칙적으로 합의,「거대 유럽」건설에 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동구의 경우 프랑스와 스페인의 반대로 이들 국가를 EU에 가입시킬지 여부가 논란거리였 으나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언제,어떻게 참여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바뀐 것이다. [에센=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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