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대상 작품-물총새에 관한 기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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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작자 미상 옛 그림 다 자란 연잎 위를 기름종개 물고 나는 물총새를 보았다 인사동 좁은 골목이 먹물처럼 푸른 날 일곱 문반짜리 내 유년이 잠겨 있는 그 여름 흰 똥 묻은 삐딱한 검정말뚝 물총새 붉은 발목이 단풍처럼 고왔다 텔레비전 화면 속 녹이 슨 갈대밭에 폐수를 배경으로 실루엣만 날아간다 길 없는 길을 떠돌다 되돌아온 물총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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