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공동구매 교복 품질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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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딸 아이가 원하던 중학교에 배정받게 됐다. 친구들보다 마른 체형이라 교복을 사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봐 서둘러 백화점에서 교복 한 벌을 구입했다. 이틀 후 등록을 하러 중학교에 가보니 등록장소 한쪽에서 교복 공동구매 안내문을 나눠주며 맞춤교복 접수를 하고 있었다. 가격이 내가 산 교복보다 훨씬 저렴했다.

괜히 부지런을 떠는 바람에 싸게 살 기회를 놓쳤구나 하는 아쉬움을 안고 안내문을 받아서 집에 와 읽어보았다. 그런데 안내문을 자세히 보니 공동구매를 주관하는 업체는 보푸라기가 많이 생기고 바느질이 약해 평소 어머니들이 외면하는 곳이었다. 교복 공동구매는 교복 가격의 거품을 걷어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이뤄지는 것이므로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품질과 무관하게 값만 싼 업체를 고른다면 이를 좋아할 학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가 좀더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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