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電,까치와의 전쟁-잦은 사고 더이상 吉鳥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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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電柱의 까치집 철거여부(?)를 놓고 韓電과 까치가 벌여온 신경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까치로 인한 정전사고 등으로매년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한전으로서는 까치가 더 이상 吉鳥가 아닌 것이다.심정같아서는 그냥 박멸해 버리고 싶지만「조류 보호」차원에서 그럴 수도 없는 일.한전은 이에따라 올해초 산하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까치로 인한 전기사고 예방을 위해 산학연 공동연구를 시작했다.9일 慶熙大에서 열린 「까치 사고」심포지엄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으로 까치에 대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다수 밝혀져 관심을 끌었다.
먼저 까치는 집짓기에 관한한 매우 고집스런 성격을 갖고 있는것으로 밝혀졌다.충남 금산지역의 한 전주에서는 올 2~7월 6개월 동안 까치와 한전 철거반원의 짓고,부수기 공방을 무려 54회나 벌인 것으로 집계됐다.한전기술연구원의 장 정태 선임연구원은 『까치는 텃세가 대단히 심한 새』라며 『자기가 먼저 차지한 지역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전측은 이에 뒤질세라 선점효과를 노려 올 한해 집짓기가 집중되는 전주에 14만7천개의 각종 방지설비를 설치키로 하고 현재 작업을 계속하는 중이다.지난해는 무려 17만5천개에 달하는까치집을 연인원 10만여명을 투입,철거하기도 했다 .한전의 전국단위 조사결과 까치의 집짓기가 가장 극심해 정전사고가 빈발하는 지역은 경남과 충북으로 이들은 마치 「까치 해방구」와도 같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이들 지역에서는 전체 정전사고의약 30%가 까치로 인해 일어나는 것 으로 밝혀졌다.이외에도 경북.경기남부 등에서 정전사고의 15%내외가 까치집으로 인한 전선의 합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이들 지역의 전주에 일본 등에서 수입한 「바람개비」「거울」「텐트」등 7종의 집짓기 방지설비를 집중 배치하고 있으나아직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까치 집짓기 행태를 면밀히 연구한 한국교원대 朴是龍교수는 까치 집짓기가▲흙쌓기▲50~60㎝크기의 나뭇가지로 기본 골격 만들기▲작은 나뭇가지와 흙으로 진흙사발 만들기▲진흙사발 바닥에 깃털.풀깔기등 4단계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 혀냈다.朴교수는 또 까치가 나무대신 전주에 집을 짓는 것은 나무 구조와 전주의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며 특히 이중 腕金(전선을 붙잡고있는 전주에 횡으로 설치된 철 구조물)으로 된 전주에 집중적으로 집을 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그는 이에따라 까치가 50~60㎝의 나뭇가지를 전주에 올려놓지 못하도록▲전주에플라스틱판을 대거나▲곁가지 형태로 파이프를 전주에 둘러칠 것을제안했다.
또 朴교수에 따르면 전주의 까치집이 늘고 있는 것은 도시개발로 인해 까치집이 들어설 수 있는 활엽수종이 줄어들고,또 이들도시인근지역에 까치가 좋아하는 소시지.과일.과자류 등의 쓰레기가 널려있기 때문이라는 것.더구나 까치는 외침을 피하기 위해 느티나무.미루나무 등의 지상 12m지점의 가지에 집을 짓는 습성이 있는데 전주의 완금부위가 꼭 적당한 높이라서 나무 대용으로 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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