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광우 LG에 승리 평범한 속도로 막춰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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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시속 1백36㎞ 투수 李光雨(OB)가 1백46㎞의 강속구투수李尙勳(LG)을 꺾었다.
2일 잠실에서 벌어진 LG-OB의 경기는 두팀의 게임 차가 워낙 커 승패보다는 이상훈.이광우의 마운드 대결에 더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두 투수는 올해 상대팀에 각각 3승씩을 기록,천적투수로여겨져 더욱 흥미를 끌었다.
결과는 훨씬 빠른 볼을 던진 이상훈이 평범한 속도로 타자를 맞춰 잡은 이광우에게 완패(4-2)하고 말았다.
OB 이광우는 LG를 상대로 완봉승 세번을 포함해 통산 9승1패를 기록,완벽한 천적투수임을 다시한번 과시했다.
이날 이광우의 승리는 머리싸움의 승리였다.
그는 3일만에 등판한 탓에 빠르고 힘있는 볼을 구사할 수가 없었다. 이에따라 평범한 직구와 포크볼을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에뿌려 LG타자들을 유인,맞춰잡는 투구를 한 것이 그대로 먹혀 들었다. 최근 팀타율 0.299로 타격에 잔뜩 물이 오른 LG타자들은 만만하게 보이는 높은 직구를 마음껏 휘두르다 플라이아웃(9번)되기 일쑤였고 비틀거리는 포크볼을 손대 내야땅볼로 물러났다. 이광우는 5회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다 LG 6번 崔勳載에게 투스트라이크이후 우전안타를 허용,9회 물러날때까지 4안타2실점했다.
좌완 이상훈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섰으나 자신감이 넘친 나머지 정면 승부를 서두르다 7안타를 얻어맞고 4실점,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상대가 빠른 공이면 초구부터 노려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해 초구안타를 4개나 허용했고 투스트라이크이후 무심코 직구를던지다 3개의 안타를 얻어 맞았다.「강하면 부러진다」는 속담이그대로 들어 맞은 한판이었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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