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이제부터다>1.앞선 기술 어서 배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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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 축구의 세계화는 이제부터다.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비록 2무1패를 기록했으나 세계최강인 독일.스페인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등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
따라서 남은 과제는 이같은 가능성을 실체화하는 작업이다.
한국 축구의 남은 문제들을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註] 16강 등정의 길은 역시 높고 험난했다.
월드컵 신화 창조를 별렀던 한국 축구는 끝내 가파른 고갯길을넘지 못하고 예선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이번 94미국월드컵을 통해 귀중한 경기 경험,가능성,그리고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이란 결실을 거뒀다. 한국이 예선에서 거둔 성적표는 2무1패(승점2).스페인(2-2)볼리비아(0-0)와는 비기고 독일엔 3-2로 석패했다.비록 예선탈락했지만 세계 강호들이 포진한 C조에서 선전한 것은 특기할만하다.더욱이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믿기 힘든 동점드라마를 엮어낸 파이팅은 「댈러스의 이변」으로 불릴만큼 이곳 매스컴의 찬사는 그칠줄 몰랐다.
이곳 유력 일간지 댈러스 모닝 뉴스가 『코리아의 투지와 과감성,그리고 기동성은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고 극찬했을 정도다.그만큼 한국축구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첫 출전,단 두게임에 무려 16골이나 내주는등 현격한 수준차를 보였던 한국 축구는 그동안 착실한 성장을 거듭,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의 유럽 강호 스페인,최강 독일과도 어깨를 견줄만큼 성 장한 것이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축구가 개선해야할 점은많다. 예선 세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한국축구는▲여전히 골 결정력이 부족하고▲기술보다는 투지로 경기를 치르려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축구는 투지 하나만 앞세워 아시아를 제패해온게사실이다.그러나 이번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기술 축구로 재무장한 일본에 패했었다.일본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세계적 선수들을 수입,그들의 기술을 배워 투지를 앞세운 한국을 허물어뜨린 것이다.
이제 투지만으론 아시아조차 제패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따라서 한국 축구의 갈길은 자명하다.이번 월드컵대회에서 느끼고 배운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하루빨리 국내 축구에 접목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층의 저변 확대와 유망주 조기 발굴,시설의현대화등 장기 발전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또 국내에선 관중 동원등 인기면에서 프로야구에 뒤지고 있는 프로축구를 활성화해 선수들이 명예와 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여건 조성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댈러스=全鍾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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