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혼혈 소년 제러미 파셔-美 높이뛰기 꿈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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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흑인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소년이미국의 높이뛰기 꿈나무 0순위로 발돋움하고 있다.주인공은 캘리포니아州 남동쪽 캐머릴로市 캐머릴로고 3년생인 제러미 피셔(한국명 朴호생).
피셔는 지난달 지방대회에서 2m25㎝를 뛰어넘어 올시즌 美고교 최고기록을 수립하는등 10년 불변의 고교 최고기록(2m29㎝)을 깰 유일한 기대주로 각광받고 있다.그는 비교적 늦게 높이뛰기를 시작한데다 높이뛰기 선수로는 왜소한 체구(키 1m75㎝,몸무게 66㎏)이면서도 도약력은 가위 폭발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멀리뛰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마크 파월은 그에대해『몸에스프링을 지닌 소년』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혼혈아 멸시풍토를 우려한 부모의 배려(?)로 3살때 미국으로입양된 피셔가 높이뛰기를 시작한 것은 중학생때.농구를 하면서 키다리들을 제치고 공중볼을 낚아채고 덩크슛을 내리꽂는 점프력에자신을 갖고 지방 로터리클럽이 주최하는 육상대 회에 시험삼아 출전,우승한 것이 높이뛰기와의 첫 인연이었다.
그렇다고 피셔가 「높이뛰는 재주」 하나만으로 칭찬받는 것은 물론 아니다.운동과 학업.일상생활에서 모두 모범이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의사가 되겠다는 어렸을적 꿈과 육상스타로 우뚝 서겠다는 야망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올가을 실내 육상 경기장을 갖춘 위스콘신大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또 「버린 부모」를 원망하기 보다는『미국입양을 시켜주지않았더라면 오늘의 내가 있을수 없다』며 오히려 고맙게 생각할 정도로 어른스러움을 보여 더욱 칭찬을 받고 있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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