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 국교 전교생 30%가 해외생활 국어교육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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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어는 쉬운데 국어와 사회과목이 너무 힘들어요.』 외국인학교도 아닌 지방의 한 공립국민학교 1~2학년어린이들의 한결같은호소다. 대전유성구도룡동 대덕연구단지안에 있는 대덕국민학교.
똑똑하고 집안좋은 어린이들이 많은 이 학교에서는『공부잘한다』와『우리 아빠는 박사다』는 자랑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1천50여명의 전교생 가운데 부모중 한쪽이상이 박사인 학생이절반인 5백여명,석사를 포함하면 6백명이 넘기 때문이다.
아빠의 직업은▲연구직 60%▲교수 11%▲사무직 10%등 이른바 지식인층이 80%를 넘고 상업등 기타직업은 19%에 불과하다.지난해 11월 대전시교육연구원에서 실시한 평가시험결과 전교생 평균점수가 90.7점.거의 모든 학생이「우등 생」이다.
학생의 90%는 해외나 서울등 외지출신.원주민 자녀는 약 10%정도지만 이들도 대부분 연구단지 조성때 정부로부터 땅값보상을 많이 받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집안의 자녀들이다.
『부모들의 학력이 높기 때문에 자연히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고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또한 높을수 밖에 없다』는게 이 학교 朴俊和교감의 설명이다.
특히 해외에서 귀국한 3백10여명의 어린이 중에는 1학년인데도 영어로 일기를 능숙하게 쓰는가 하면,영어선생님보다도 회화를더 잘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강조되고 있는 외국어교육은 전국 어느 국민학교보다도 앞서가고 있다.
학교측은 올해「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어린이들에게 편지쓰기 운동을 전개,이미 1천6백38통을 보내 4백27통의 답장을받았다. 그러나 교사들의 고충이 없는 것도 아니다.3학년3반 담임 崔仁順교사(43.여)는『학생들의 두뇌가 뛰어나고「치맛바람」같은 학부모들의 맹목적 교육열이 없어 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해외에서 오래 산 어린이들에게 우리말과 한국식 생활습관 을 가르치는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大田=崔俊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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