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구치소 외국인 80%-舊유고 난민 범죄 부쩍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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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스위스 제네바의 구치소들이 급증하는 범죄자들로 폭발직전이다.
감방마다 넘쳐나는 죄수들로 큰 골치를 앓고 있다.
그렇다고 평화를 유달리 사랑하는 스위스 사람들이 갑자기 포악해진 때문은 아니다.외국인 범죄가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탓이다. 외국인 중에서도 難民이 가장 문제다.舊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된뒤 끊임없는 內戰에 시달리고 있는 고향을 등진 流民들이 스위스로 몰려들고 있다.
19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은 지금까지 20여만명을 희생시켰으며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난민을 양산해내고 있다.
마땅한 일거리가 없는 이들「반갑지 않은 손님들」은 당장 먹고살기 위해 손쉽게 돈벌이가 되는 마약이나 절도등 범죄의 유혹에쉽게 넘어가게 마련이다.
제네바의 구치소 수감자중 8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20%가 舊유고지역 출신자들이다.
구치소측은 넘쳐나는 이들을 수용하기위해 침대를 2층으로 개조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예산과 간수의 부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감방은 독방을 2인실로,2인실은 3인실,3인실은 4인실로 개조중이다.
스위스에는 각 州(칸톤)마다 한개의 구치소가 있으며,재판에서형이 확정될 때까지 범죄용의자를 이곳에 수용하고 있다.
77년 설립된 제네바州立 샨드롱구치소는 애초 남녀 합해 2백70명을 수용하도록 설계됐다.
80년대 초까지는 평균 수용인원이 1백명 내외로 전혀 문제되지 않았지만 90년대 들어서 수용자는 크게 늘기 시작했다.
평균 수용인원은 90년 3백7명,91년 3백41명,지난해 3백52명으로 계속 늘어났으며 올 4월에는 3백77명까지나 됐다. 예전에는 北아프리카 출신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舊유고 출신자가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마약 신디케이트의 일원으로 마약을 밀매한 사람,먹을 것을 훔쳐 달아나다 체포된 舊유고 출신자가 주종을 이루고있다.舊유고인이 스위스의 구치소를 점령해버리는 사태가 온 것이다. 이쯤 되니 감방은 물론 체육관이나 공작실등 구치소내 복지시설이 형편없이 모자라게 됐다.
체육관이나 공작실에 부랴부랴 손으로 만든 침대를 4백개나 더들여 놓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스위스의 감옥은 본래 훌륭한 시설과 완벽하고 인간적인 관리를자랑했다.그래서 요즈음 같은 와중에도 언어소통이 안되는 수용자를 위해 통역을 두기도 하고 舊유고의 회교도들을 위해 금요일 오후 회교성전인 코란을 낭독하는 방을 설치하는 등 이들에게 최대한의 편리를 제공하기 위해 구치소측은 고심하고 있다.
수용자 한명당 드는 식비와 경비비용 등은 하루에 약 2백30스위스프랑(약12만원)으로 州정부에서 떠맡고 있다.외국인 죄수들은 오늘도 당국의 고민은 아랑곳않고 수준 높은 수감생활을 누리고 있다.
〈韓敬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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