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신기술 해외견학붐/엑스포이후/기업인·상인 국제경쟁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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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시회·시장서 아이디어 얻어/10여개 시행사 미·일·홍콩등 알선 성업
선진국의 첨단기술을 배우고 신상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찾기위한 「산업시찰 해외여행」 붐이 일고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하반기 들어 외국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와 전문시장·백화점의 견학을 원하는 고객이 부쩍 늘어 여행사마다 산업시찰만 목적으로 하는 상품을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10여개 여행사에서 첨단기술 전반은 미국,신소재는 일본,정보통신은 싱가포르 등 나라별로 앞서가는 분야의 전시회나 시장을 돌아보는 특수목적 여행을 알선중인데 대기업·연구소 간부뿐만 아니라 중소사업자·상인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
이는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특성있는 최고급 제품만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의식이 팽배해진데다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첨단과학 기술 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C여행사는 지난달초 3박4일 일정으로 섬유 전문통역인을 동원,일본 동경의 백화점·시장의 선진제품을 견학하고 섬유 샘플도 수집하는 여행상품을 개발,3차에 걸쳐 의류업자·디자이너 등 50여명을 모집해 출국시켰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한두번으로 끝낼 계획으로 시험삼아 시작했으나 대기업 간부 뿐만 아니라 동대문·남대문일대 영세 제조업자들까지 참여하는 등 의외로 호응이 좋아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달 14일부터 열리는 라스베이가스 컴퓨터박람회 시찰 여행자를 모집한 D여행사는 보름만에 모집정원 20명이 마감돼 추가접수를 받아야 했다. 신청자가 대덕연구단지 연구원,컴퓨터마트·유니탑 등 10여개 중소 컴퓨터 회사의 간부·일반인 등 각계각층에 다양하게 퍼져있는게 특징. 특히 충남대·호서대 등 일대의 대학 교수와 몇몇 컴퓨터회사 간부들은 산학 협동형대로 함께 참가하고 있다.
B여행사는 3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 홍콩 섬유직물전 시찰여행에 정원 20명보다 훨씬 많은 신청자가 몰리자 새로 오사카 섬유 기계전,타이베이 반도체박람회 등 5∼6개의 기술전시회 시찰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달 일본 섬유전시회를 보고왔다는 의류업자 김모씨(45)는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제품을 만들면 몇년안에 수출이 끊길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이번 여행을 통해 앞으로 제품을 만드는데 여러모로 유익한 정보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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