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방식변경.높은 경쟁률 취업앞둔 수험생들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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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 ○…… ○…… ○…… ○…… ○…… ○…… ○…… 럭키금성그룹에 입사원서를 낸 K大 4학년 李모군(26.경제학과)은 요즘 시험공부보다 기업체에 근무하는 학교 선배들을 만나는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시험날은 눈앞에 닥쳐왔는데기초직무능력시험이 어떤 식으로 출제될지 몰라 걱정입 니다.회사업무얘기를 들으면 「感」이라도 잡힐까 해서 英語공부대신 선배들을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습니다.』7일로 예정된 대기업 입사시험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사람은 비단 李군뿐이 아니다.
올해 취업시험은 과거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 상되는데다입사를 희망하는 대기업들이 저마다 시험과목을 바꿨기 때문이다.
……○ ……○ ……○ ……○ ……○ ……○ ……○ ……○ ……○ 延世大 장학복지과 尹裕植취업주임(43)은 『학교측으로서도아무 정보가 없어 당황해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조그만 도움조차 못주고 있다』고 말했다.
고학력 失業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각종 취업기관의 조사를 보면 올 하반기 대졸 취업대상자는 이미 졸업한 취업재수생을 포함해 30만6천여명에 달하고 있다.지난해 26만5천명보다 15%가량 늘어난 것이다.반면 50대그룹의 채용규모는계속된 불경기로 2만9백여명에 불과해 대기업에 입사하려면 평균15대1의 치열한 관문을 뚫어야 한다.게다가 올해부터 획기적으로 바뀐 대기업들의 채용방식 변화가 취업을 앞둔 수험생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三星그룹과 럭키금성그룹은 올해부터 대졸신입사원 시험에서전공시험을 폐지했다.
대신 三星그룹은 상식시험에 전산 기초지식을 포함시키고 영어 듣기시험을 신설했으며 럭키금성그룹은 언어능력.수리능력.상황판단력.사회상식등 네가지 항목으 로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기초직무능력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일부 기업은 아예 필기시험을 없애고 공채대신 추천과 서류전형을 통한 채용을 늘리고 있다.
起亞그룹은 5백명의 신입사원중 1백명을 추천을 통해 뽑을 예정이며 錦湖.斗山 .코오롱등은 신입사원 전원을 추천에 의한 서류전형이나 면접으로 뽑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방식이 이처럼 달라지자 취업준비 행태도 이에 맞춰 크게 변화하고 있다.
建國大를 졸업한 趙成一군(27)은 『지난해 취직시험에 실패한뒤 1년동안 컴퓨터 학원을 다니며 정보처리기사 2급자격증을 땄다』며 『이와는 별도로 하루 2시간이상씩 AFKN을 보며 영어듣기와 말하기시험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방학 延世大 국제교육부가 주관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에는 졸업생들이 강의실을 메웠고 서울 종로의 외국어 학원들은 회화를 배우기 위한 대학생들로 호황을 맞고 있다.
대학가 일부에선 이태원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대학생 4~5명을한 팀으로 구성해 회화를 가르치는 취업과외까지 성행하고 있다.
게다가 공개채용이 아닌 추천방식으로 사원을 모집하는 회사에 취직하려면 먼저 추천서 확보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S大 영문과 4학년인 金모군(26)은 요즘 무슨일이 있어도 아침 10시만 되면 학과 사무실에 들른다.
일요일을 빼놓고 그는 벌써 이 일과를 보름째 되풀이하고 있다.金군은 S그룹 공채시험에 일단 원서를 냈지만 치열한 경쟁률에다 학교성적이 신통치 않아 합격을 장담할 수 없어 업체 추천서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그러나 한두장에 불과한 이 추천서는 도착하기가 무섭게 동이 나곤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고 金군은 설명했다.학교와 교수들도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각 대학들은 기업에서 중요하게 취급하는 면접시험과 자기소개서작성을 돕기위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西江大 학생생활상담연구실은 지난 학기부터 10여명의 학생을 한 반으로 편성해 모의면접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모의면접 장면 을 비디오로 찍은 뒤 학생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범답안도 入力 建國大는 취업정보센터가 주도해 학생들이폐쇄회로를 통해 면접연습한 자신의 모습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모니터실을 운영하고 있으며,외국인 회사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일부 어학강좌 강사가 외국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강의 하고 있다.
漢陽大는 지난해말부터 교내컴퓨터에 국문.영문이력서 작성법과 모범답안을 입력해 놓고 학생들이 언제든지 검색.출력할 수 있게했고 梨花女大는 취업준비생을 위해 도서관 24시간 개방제를 고려하는 한편 여름과 겨울방학에 취업을 위한 경영 .비서.전산.
영어강좌를 개설하고 있다.이밖에 韓國外大.弘益大등은 교수와 교직원들이 중심이 돼 각 기업체를 방문하며 졸업생들을 한명이라도더 합격시키기위해 힘쓰고 있다.취업정보회사인 (주)리쿠르트의 申鉉悳정보사업본부장(39)은 『올해 는 각대학에 취업특강을 다니면서 느끼는 분위기가 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朴承熙기자〉 지난 9월17일 주요 대기업과 중소기업등 50여개 기업체들이 서울 延世大강당에서 가진「대졸사원 공채 합동설명회」에는 서울지역에서만 3천여명이 몰려들었다.
〈金允澈기자〉 建國大 취업지도과가 운영하는 면접모니터실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실제 면접모습을 폐쇄회로를 통해 보며 고쳐야할 점등을 지도받고 있다.
〈張文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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