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관련기관 민주계인사 취업/“대선 논공행상” 따가운 눈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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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투자기관 이사급 이상만 11명 발탁/민주 산악회측선 “모두 10명뿐” 불만
민주당 신순범의원(전남 여천)은 지난 5일 국회행정위의 총리실 국정감사에서 『김영삼정부에서도 과거 군사정권에서와 다름없는 특정인사 봐주기 차원의 낙하산 인사 폐습이 성행하고 있다』며 자체수집한 정부투자기관 이사급 이상 2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을 출신 정파별로 보면 민자당 민주계가 11명,민정·공화계가 7명,재야 2명으로 절반 이상이 민주계다.
이들을 포함해 민주산악회 출신 등 김 대통령 직계인사들이 정부 유관기관의 사장·감사 등으로 상당수 취임,대선 논공행상 차원의 인사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측은 『그동안 고생해온걸 생각하면 극히 적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적잖은 기대를 품었던 민주산악회 간부들은 취직은 커녕 산악회 해체 등 오히려 매몰찬 조치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백70명의 중앙본부 상근요원,20개 시·도협의회,3백10여개 군단위 등 지부간부들중 3백여명의 이력서가 청와대에 전달됐지만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안된 상태라고 한다.
민주산악회 출신으로 새 정부 출범후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10명 안팎.
고참격인 조홍래부회장(3선)은 지난 3월 농어촌진흥공사 사장에 발탁됐고 조종익 경기동부 협의회장(11,12대의원)은 4월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에앞서 박태권 본부장(13대의원)이 문화체육부 차관으로,김 대통령의 비서출신 최기선 경기서부협의회장(13대의원)이 인천시장으로 각각 임명된 것은 잘 알려진 일.
또 제1본부장 백영기씨는 한국방송공사사장,제2본부장을 지낸 박정태씨는 한국도로공사 감사가 됐으며,연수원장 노병구씨는 한국마사회 업무이사로 출근하고 있다.
○…민주계를 전반적으로 훑어보면 김 대통령의 민자당 대표시절 첫 비서실장을 한 김우석 전 의원(13대)이 지난 4월1일자로 한국토지개발공사 사장에 임명되는 등 민주계 원외로서는 0순위로 배려됐다.
72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총재 보좌역을 지낸 심완구 전 의원(12,13대)은 한국전력공사 고문으로 임명됐다.
10,12대 의원을 지낸 경남 충무출신 김동무씨는 일찌감치 지난해 3월 한국관광공사 이사장에 부임했다.
언론인 출신의 골수야당 김한수 전 의원(8,12대)도 한국종합화학 감사로 있고 13대 전국구 김남 전 의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전 통일민주당 마포지구당 위원당을 지낸 박홍섭씨는 근로복지공사 사장,심의석 민자당 성동을 지구당위원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 감사가 됐다.
운동권출신의 이신범 전 통일민주당 정책연구실장도 환경관리 공단 관리이사,민자당 정책연구위원 임정규씨는 한국석유개발공사 감사로 각각 감투를 썼다.
경질설이 나도는 국회사무총장과 공석중인 한국마사회장 자리를 놓고 당사무총장을 지낸 중진 박종율 전 의원(3선)이 거명되고 있다.
한편 80년이후 상도동 비서실에 합류한 김훈·김무성·박영환·이성헌씨 등 가신 2기 비서팀은 청와대 비서실로 그대로 옮겨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상도동 1기 비서진인 김덕용·문정수·이원종·홍인길·김기수·장학로씨 등은 청와대·내각·국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김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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