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한 대만 단교의 후유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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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7월 관계정상화에 원칙적인 합의는 했지만 24일로 단교1주년을 맞은 韓國과 臺灣의 양국 관계는 아직 별다른 진전 없이 방치되고 있는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사실 양국간 항공기 재취항 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후속회담등뒷마무리 작업이 미루어지게 됨으로써 한국업체들이 당하는 불이익은 심각한 실정이다.우선 항공기 단항으로 인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의 피해는 물론 이로 인한 관광객 감 소등은 대표적인 피해사례다.
실제로 올 상반기중 한국을 방문한 대만관광객수는 단교이전인 지난해 상반기의 19만5천명에서 67%나 감소한 6만4천명으로나타났다.또 대전 엑스포의 주요고객으로 커다란 기대를 모았던 대만 관람객들이 단교 영향과 양국 항공기 단항으 로 인해 엑스포 참가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한국 건설업체들이 대만정부의 관급공사 참여제한으로 인해 각종 대형공사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대만에 진출한 한국 해운업체들이 단교이후 대만 민간업체들로부터 유형무형의 압력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대만정부도 그동안 한국에 대해 허용해왔던 각종 혜택을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인정치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음을 분명히 밝히고나섰다. 또 현지의 일부 언론들은 대만 국제무역협회의 다음달 北韓방문소식을 다루면서 한국과의 관계정상화 합의 이후「북한카드」를 적극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과의「수교」가 우리 외교상 절실한 과제였다는 점과 또 이로 인해 대만과「단교」가 불가피 했다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韓中수교 1년은 곧 한국-대만단교 1년인 점도 염두에두고 정부는「새 친구」와의 관계정립을 축하하는데만 몰두할게 아니라 절교한「옛 친구」와의 友誼를 복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대만과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북한.한국과 동시수교를 맺고 있는 中國과의 관계에서도 대등한 입장에 설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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