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질 우려되는 수능시험/8월 첫실시 앞두고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정답유출사건」 여파로 출제위원 선정 난항/KIST·서울대등 난색,채점기관 못찾아
올해 처음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1차 고사일(8월20일)까지 D­80일­.
출제에서 채점에 이르기까지 코앞에 닥친 시험관리가 첩첩의 난관에 부닥쳐 자칫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와 함께 『교육부가 수학능력시험의 출제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시험시행계획을 공고한 1일까지 교육부와 국립교육평가원의 최대현안은 출제위원의 선발과 채점업무 위탁기관선정 등.
최근의 학력고사 정답유출사건으로 더욱 커진 출제참여부담과 첫 시행이라는 모델없는 시험유형,출제기간과 여름휴가철의 중복 등으로 대상자 및 기관측이 소위 「노력봉사」를 기피내지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제위원 인선=32일간 출제본부인 호텔에 갇히게될 인원은 대학교수인 출제위원 60여명과 검토위원(고교교사) 30여명 등 외부인사 90여명과 국립교육평가원의 보조·관리요원 30명 등 모두 1백20여명.
이중 이미 7회의 실험평가(모의시험) 출제를 경험한 교수들중 「첫시험 출제참여」의 긍지를 느끼고있는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가 출제참여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출제위원 뿐 아니라 검토위원회 수당을 과거 학력고사때의 하루 6만8천원에서 크게 인상하고 고의적인 문제·정답유출 범행을 제외하곤 유사시 일체의 보안상 책임을 묻지않는다는 「유인체제」를 강구중이다.
또 당초 A∼D,네가지 유형의 문제지도 A,B 두가지로 줄어 출제 및 인쇄시간을 38일에서 32일로 줄였다.
교육부는 수학능력시험이 통합교과서 출제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때문에 출제위원 선정 대상자 수가 학력고사출제때보다 적은데다 보안상 출제위원 위촉수용여부의 의사타진을 출제시작 직전에 해야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고심하지 않을수 없다.
대상교수들 사이에선 일용 노동자취급을 예상케하는 일당 지급대신 연구비 명목의 일시불지급,출제 자체를 창작행위로 보아 승진·재임용에 필요한 논문실적으로의 일부 인정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체점기관 선정=87학년도까지 예비고사의 전산채점을 맡아온(88학년도부터는 응시대학별로 채점) 한국 과학기술연구원(KIST) 측이 이번 시험의 채점을 장비노후 및 인력부족을 이유로 두차례나 거부했다.
교육부측은 90만명에 이르는 수험생의 답안카드 4백50만장을 34일안에(성적통지 9월24일) 처리할 대규모 용량의 전산시스팀을 갖춘 곳이 국내에 거의 없어 KIST측과 재차 교섭을 벌이는 한편 비슷한 용량을 갖춘 통계청이나 서울대 전산연구소측에도 섭외를 벌이고 있으나 모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출제·인쇄본부=일반인들의 빈번한 주변왕래 등 보안상의 단점을 피하기 위해 이번 시험의 출제본부를 경기도 이천M호텔 등 서울근교 한적한 곳으로 정하려했으나 바캉스철과 대전엑스포 행사에 따른 일반인 수요폭증으로 무산,결국 서울도심의 모호텔과 예약을 교섭중이다.<김석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