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영/민영화로 경쟁력 향상(공기업 이대로 좋은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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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기·통신분야 20개국 이미 전환/철도등도 경영 나아져 흑자 반전
미국에선 요즘 유럽 전화가입자의 신청을 받아 미국에서 유럽으로 국제전화를 거꾸로 걸어주는 국제전화대행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전화를 걸면 유럽에서 미국으로 국제전화를 걸때보다 요금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않기 때문이다.
민간기업끼리 경쟁속에서 커온 미국의 시외·국제전화는 국영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유럽 통신분야보다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통신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사회간접자본으로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공익대신 효율과 가격이 새로운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으며 세계 통신분야 민영화 바람도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82년 영국의 국영 BT(브리티시 텔리콤)사의 민영화,84년 민간독점이던 미국 전신전화회사(AT&T)의 독점체제 붕괴,86년에는 일본 전신전화회사(NTT)의 민영화로 이어지는 세계 통신시장의 큰 변혁이 그것이다.
여기에 「작은 정부」를 위한 각국의 행정 규제완화 노력과,또 국영기업의 매각을 통해 얻은 돈으로 재정적자를 메우려는 정부의 시도가 맞물리면서 민영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92년말 현재 국감 독점의 전기통신사업을 민영화한 나라는 20개국이며 이 가운데 90년이후 민영화한 나라가 절반인 10개에 이르고 있다.
한성대의 강신일교수는 『민영화가 대체로 통신의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와 선진국들의 통신시장 개방압력의 증가로 그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다시 활기를 찾은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이다.
대처 전 총리는 78년 취임과 동시에 61개 업체를 과감히 민간 손에 넘겼다. 그 결과 최고 액면가의 22배까지 주식값이 뛰었고 일부 정유회사를 제외하고는 경영도 모두 호전됐다.
전통적으로 8년에 걸친 논란끝에 지난달 26일 보수파 정부가 사회당의 반대를 뿌리치고 에어 프랑스와 르노자동차,전자업체인 톰슨을 포함한 적자투성이의 21개 주요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민간기업 중심의 미국도 유일한 국가독점이었던 우편분야에 대해 79년 속달소포와 배달부문의 경쟁을 민간업체에 허용했다.
그 결과 페너럴 익스프레스와 유나이티드 파셀사 등 민간업체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됐으며 이들은 미국 제조업이 허덕이는 동안에도 전세계를 상대로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미국은 또 대표적인 공공분야인 쓰레기 수거와 탁아소운영·거리청소까지 계약해 민간에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도 민영화추진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랐다.
우선 근로조건의 불안정을 우려한 노동자들이 민영화에 거칠게 반대했다.
그러나 영국의 경우 민영화로 경영이 호전되면서 임금이 오르고,또 주식매각 과정에서 무상주 우선배분 등의 혜택이 주어지자 나중에는 노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이에따라 공기업 매각때 근로자 참여율도 79년 영국석유의 43%에서 81년의 영국항공 74%,86년 영국가스 민영화때는 99%로 갈수록 높아졌다.
일본은 83년 누적부채 22조원의 일본국철을 모두 8개의 회사로 분리한 이후 87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국민의 여가선호로 철도수입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그러나 흑자의 배경에는 무려 7만3천여명의 종업원을 줄이는 피눈물 나는 감량경영,여기에서 나온 종업원의 위기의식,그리고 의식개혁에 따른 서비스의 향상 등이 더 큰 원동력이 됐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송대희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외국의 민영화추세에 대해 『민영화가 곧바로 효율성의 제고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공공분야에 경쟁을 도입하고 경영효율을 높이는데에는 책임경영제도와 민영화 말고는 아직 다른 방법을 찾을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철호기자>PN JAD
PD 19930601
PG 08
PQ 02
CP KJ
DO G
CK 01
BL 623
TI 외국인 주식 순매입 급증/지난달/기관투자보다 3천6백억 많아
TX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사들인 것보다 3천억원이상 더 많은 주식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달동안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5천9백26억원어치를 사고 2천1백44억원어치를 팔아 3천7백8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증권·보험·투신·단자·종금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순매수 합계 1백43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 외국인들은 주가가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의 장기적인 전망을 밝게 보고있기 때문으로 이같은 외국인의 주식매수세는 증시에도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특히 일별로는 지난 2월19일 이후 지금까지 1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수우위(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올들어 외국인들이 매도우위를 보인 날은 지난 1,2월중의 단 사흘에 불과했었다.
이같은 매수세의 지속으로 지난 1∼5월 5개월동안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입규모(2조6천1백66억원)와 순매수규모(1조6천5백46억원)는 이미 지난 한햇동안의 매입(2조3천8백57억원)과 순매수(1조5천83억원) 규모를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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