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은 아프간 사람을 너무 사랑했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납치된 인질 가운데 김윤영씨(사진)가 있다. 35세의 젊은 여성. 남편의 나이도 한창 젊은 36세다. 그녀는 6살과 8살난 두 아이의 엄마다.

김윤영씨는 3년전부터 해외 봉사활동을 나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렸고 집안일 때문에 미루다 뒤늦게 선택한 곳이 아프가니스탄 봉사였다. 운명이 이렇게 될 것인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김윤영씨의 어린 두 아이들은 요즘 “엄마,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가족들은 슬프다.
김윤영씨의 남편 류행식씨는 그런 슬픔을 담아, 1일 오후 부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허공에 띄웠다. 그러면서 류씨는 눈물을 흘렸다.

다음은 류씨의 편지 전문.

안성규 기자


사랑하는 나의 반쪽

여보, 많이 덥고 힘들지?
당신한테는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다.
내가 먹고 있는 것도 자고 있는 것도 이렇게 내 자신이 싫고 미울 수 없어.
당신은 너무 아파할텐데, 너무 힘들어할텐데...

애들한테는 엄마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곳의 아이들하고 좀 더 지내다 온다고 말했어.
엄마가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도와주러 갔다고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몰라.

당신, 아이들 많이 보고싶지?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당신이 그렇게 예뻐하고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많이 보고싶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자.
애들 생각해서라도 마음 단단히 먹고 건강하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참고 견뎌줘.

우리 곧 만날거야. 당신이 자랑스러워.
힘들고 어렵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줘.
미안해. 이런 말 밖에 못해줘서 정말 미안해.
사랑해 여보. 정말 사랑해 여보.

▶Hostages families' letter 'To my lovely wife'
(류씨 편지 영문 번역본)

▶'To my lovely wife' in Pashutun language (AUDIO)소리
(류씨 편지 파슈툰어 번역본 듣기)

▶'To my lovely wife' (VIDEO)동영상
(류씨 편지 공개 기자회견 동영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