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9회 두 방 … 삼성 속을 뒤집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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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LG와 삼성이 1-1로 맞서던 대구경기 9회 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LG 조인성이 2점짜리 역전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대구=연합뉴스]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의 직구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신 있게 직구 두 개를 던졌으나 모두 홈런을 얻어맞았다.

표정 없기로 유명한 오승환이지만 동점-역전 홈런을 허용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권오준으로 교체됐다. 벤치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상대팀 타자들은 오승환의 직구만 노리고 있다. 아무리 강속구라도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린 실투가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오승환의 구위도 예전만 못하다. 한화의 베테랑 마무리 구대성은 후배 마무리 투수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계속 150km로 던질 수는 없다. 나이가 들수록 스피드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확실한 변화구를 가져야 한다"고.

LG가 31일 대구경기에서 삼성을 맞아 0-1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홈런 두 방으로 3-1 역전승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한화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LG는 1사 후 4번 최동수가 오승환의 시속 146km짜리 가운데 높은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숨 고르기가 끝나기도 전에 LG의 대타 이성렬이 오른쪽 펜스 쪽으로 타구를 날렸다.

삼성 우익수 박한이가 담장에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간신히 막아냈다. 오승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직구 대신 변화구를 던지다 김상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루에서 조인성에게 145km짜리 직구를 던졌으나 한가운데로 몰렸고 조인성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밀어치기로 타이밍을 잡고 덤벼든 LG 타자들의 날 선 공격에 오승환이 무너진 것이다.

삼성은 1회 심정수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으나 3회 무사 만루에서 LG에 3중살 플레이를 내줘 추가 득점찬스를 날렸다. 진갑용의 3루 앞 땅볼을 LG 3루수 김상현이 3루 베이스를 밟아 2루에 송구, 이종렬(2루수)-최동수(1루수)로 이어지는 트리플 플레이를 연출했다.

두산은 선발 리오스가 올 시즌 네 번째 완봉승을 챙기는 호투를 앞세워 4-0으로 이겼다. 두산은 한화를 1게임 차로 제치고 단독 2위에 올랐다. 최하위 KIA는 3회 최희섭의 쐐기 3점 홈런(시즌 2호)을 앞세워 선두 SK를 5-3으로 꺾었다.

현대 브룸바는 수원 롯데전에서 5회 2점 홈런으로 시즌 23호를 기록해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나섰다. 현대는 9-2로 승리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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