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스파이 기승…올해는 37조여원 '사상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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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올 4월까지 산업스파이 사건으로 106건 400명이 적발됐으며, 예방액은 133조39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국가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2년 5건에 불과하던 적발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31건까지 늘었다. 5년새 산업기술 해외유출 시도가 6배 이상 증가했다는 의미다.

사건 연루자도 2002년 17명에서 지난해에 142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기술 집약 산업이 성장하면서 예방 피해액(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산업 피해규모를 산정한 금액)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2002년 2000억원 미만이던 예방 피해액은 2003년 13조9000억원에서 이듬해 33조원 가까이 껑충 뛰었다. 올해는 4월 현재 9건 적발에 예방 피해액 규모가 37조3000억원으로 추산돼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기술 유출 시도는 그간 전기전자 분야에서 5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보통신(26건).정밀기계(10건).생명공학(6건).정밀화학(5건).기타(7건) 순이었다. 휴대전화나 반도체 등에서 주로 발생하던 산업스파이 사건이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조선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맹형규 의원은 "산업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은 매국에 준하는 행위인데도 산업기술 유출사범에 대한 처벌이 무겁지 않아 매년 산업스파이 시도가 늘고 있다"며 관련 행위자에게 최고 10년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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