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스테디셀러는 B73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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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B737-900 기종

일정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책(best seller) 외에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팔리는 책을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라고 부른다. 책 뿐만 아니라 장기간 베스트셀러가 된 상품에도 관용적으로 쓰이는 이 표현을 항공기에 대입하면 어떤 기종이 스테디셀러일까.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사의 B737시리즈가 현존하는 항공기 가운데 최다 판매 및 수주량을 기록하고 있다.

보잉사가 단거리 노선을 겨냥해 개발한항공기종인 B737 시리즈는 1968년 처음으로 B737-100 모델이 인도된 이래 올 5월까지 전 세계 500여개 항공사로부터 6000대 이상의 주문을 받았고, 이 중 5379대가 인도됐다. 3092대가 판매된 에어버스사의 A320 기종과 '점보'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B747(1348대) 기종을 크게 앞지르는 결과다. 2006년 2월 사우스웨스트항공에 5000호째 B737 항공기가 인도되면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최근 저가항공사 설립계획을 발표한 대한항공도 저가항공사의 주력기종으로 B737 항공기의 최신 버전인 B737-800과 B737-900 등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B737이 스테디셀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단거리 항공노선을 목표로 개발된 항공기인 데다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해온 것을 꼽고 있다. 최신 기술이 적용되면서 안전성은 물론이고, 운항효율 및 환경친화성, 조종편의성 등이 꾸준히 개선됐다는 것이다. 특히 차세대 기종의 대표모델인 B737-800은 B737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판매가 많이 된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기종으로 97년 초도 비행 후 8년 만에 1185대가 제작됐고, 현재까지 주문량이 2000여대에 이르는 등 단일 기종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차세대 기종인 B737-800과 B737-900 기종을 99년부터 들여와 총 32대(각 16대)를 운영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이 클래식 기종인 B737-400과 B737-500기종을 10대(400 7대, 500 3대) 운영 중이다. 최근 교체논의가 일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어포스 1)도 클래식 기종인 B737-300 기종이다. 삼성그룹도 B737-700 기종을 개조해 전용기로 활용하는 등 현재 국내에서 총 44대 운영되고 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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