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탈당계 제출/민자당사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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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선거문화 혁신·민주화 정착”/박태준최고 포철회장 사퇴/선대위장도 사양… 정국 새변수/민자 선대기구 내주 발족 차질
노태우대통령이 5일 여의도 민자당사를 방문,탈당계를 정식 제출함으로써 자신의 9·18선언을 구체화했다.<관계기사 3면>
노 대통령은 이제 당적없는 대통령으로 남게됐으며 민자당은 집권 여당에서 원내 다수당으로 입장이 바뀌어 선거중립정국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한편 박태준최고위원은 5일 오전 포철 회장직 사퇴서를 정식 제출,포철은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박 위원은 민자당 대선선거대책위원장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3당 영수들과의 개별연쇄회담을 비롯,각계 지도자들로부터 의견수렴을 끝내고 오는 7일 새총리를 임명하며 총리에 대한 국회인준을 거쳐 새 총리의 제청형식으로 8∼9일 개각을 단행,중립선거관리내각구성을 매듭지을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영삼총재 주재로 열린 민자당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탈당인사말을 통해 『민자당 당적을 떠난다는 것은 정치적 이전에 인간적 정리차원에서 가슴아픈 일』이라고 전제,『그러나 선거문화를 혁신해 민주정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민자당 창당이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나의 결단을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9·18결단은 공명선거를 이루기 위한 김영삼총재와 민자당의 신념,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사라져야 대결·갈등의 정치가 청산되고 생산적·창조적 정치가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탈당계는 이날 김중권정무수석이 김영구사무총장에게 제출했다.
한편 민자당은 노 대통령이 정식 탈당함에 따라 당체제 재정비작업에 착수해 다음주중 선대기구를 발족시킬 예정이나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박태준최고위원이 고사하고 있어 유동적이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일 광양에서 노 대통령을 만나 포철회장직 사퇴와 선대위장 고사의 결심을 전했으나 노 대통령이 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최고위원의 한 핵심측근은 『선대위원장직을 사양하더라도 탈당하지 않고 오는 대선에서 김 총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총재측은 박 최고위원이 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을경우 조직 재동요 등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선대위원장 수용을 설득중이어서 박 최고위원의 최종결심이 주목된다.
노태우대통령의 민자당 탈당에 따라 당적보유의 청와대비서관들과 장관들도 금명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중권청와대정무수석은 5일 탈당 및 지구당위원장(울진) 사퇴서를 제출했다. 임인규 정책조사보좌관(차관급)은 지난달 25일 탈당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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