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피랍 근로자 소재확인/현지경찰 포위망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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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1일 오후 대우공사현장서 4명 피랍
이란의 반다르압바스 철도공사현장에서 21일 오후 5시20분(한국시간 21일 오후 9시20분) 무장괴한 7∼8명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한국인근로자 1명에게 총상을 입히고 4명을 납치해 달아나 현지경찰이 이들을 추적중이다. 이들의 총격으로 이란인 1명이 사망했다.
근로자들이 소속된 대우와 외무부 등에 따르면 김선웅(50·구조물십장)·오건탁(42·시험사)·장한규(42·중기정비)·강룡(27·측량기사)씨 등 피랍 한국인 근로자 4명은 24일 현재 피랍장소에서 북쪽으로 1백50∼1백80㎞쯤 떨어진 산악지대에 범인들과 함께 있으며 현지경찰이 포위망을 압축하고 있다.
현지에 급파된 대우이란본부장 전낙근전무와 이란주재 한국대사관의 최조영참사관 등이 현지 경찰당국과 접촉,알려온 바에 따르면 범인들은 현지인 안내자를 앞세우고 한국인 피랍자들과 함께 산길을 통해 도주하고 있으며 경찰은 이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만 체포를 서두를 경우 범인들이 인질을 해칠 우려가 있어 일단 추적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경찰측은 범인들이 압바스시 주변의 범죄조직원들로 이번 납치극은 몸값을 노린 단순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말하고 테헤란경찰청과 사고현장 인접 3개주인 호르무즈·헤르만·쉬라즈의 경찰병력이 헬기를 동원,범인들의 도주로를 추적·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측은 범인들과의 협상을 위해 24일 낮 12시40분 비행기로 조용준대우건설부사장 등 대책반 4명을 현지에 급파했다. 대우측은 납치극이 벌어진 압바스시 공사현장 주변에 이란 무장경찰이 동원돼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으나 철도건설작업은 계속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범인들로부터 총격을 받아 발가락에 부상을 입었던 변광운씨(33·목공)는 치료를 마치고 현지시간 23일 오후 3시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다르 압바스시와 바프크시를 잇는 총연장 6백10㎞의 철도부설기반공사(공사비 1억7천만달러)에는 86년 5월부터 대우·현대·쌍용·대림 등 우리 건설회사가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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