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 야구장 KBO - 안산시 양해각서 교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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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경기도 안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안산시와 현대건설.현대증권과 문화복합 돔 구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돔 구장이 건설될 부지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5만5000평 시유지다.

한국 야구의 숙원 사업인 돔 구장 건설이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용도변경, 수익성, 민자 유치 등 여러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 일러야 2013 시즌

"올해 안에 첫 삽을 뜨도록 해주십시오."(신상우 KBO 총재)

"노력하겠습니다."(이종수 현대건설 대표이사)

조인식이 끝난 뒤 신 총재는 '되도록 빨리 지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신 총재의 바람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돔 구장을 지으려는 땅은 체육시설 부지다. '야구만 하는 돔 구장'을 건설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경기장 옆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그 수익금으로 돔 구장을 짓는다'고 계획하고 있다. 이게 가능하려면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용도변경 과정을 마치는 데만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해도 2009년에나 시공이 가능하고 완공은 2012년, 개장은 2013 시즌이 된다.

안산시 측은 이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주상복합은 완전히 결정된 문제가 아니다. 공청회를 통해 시민 목소리를 듣고, 시의회 의견도 청취해야 한다. 아직 전담팀도 꾸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주상복합이 아니라면 수익을 내기 위해 경기장에 쇼핑센터.극장 같은 복합 상업시설이 들어서야 한다. 한양대 김종 교수는 "법률상 경기장에 복합 상업시설이 들어서기 힘들다. 현재 한국에서 가능한 곳은 10개 월드컵 경기장,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정도다. 모두 특별법에 의해 허가받은 것이다.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가장 큰 문제는 돈

2004년 서울시는 돔 구장 건립을 강력히 추진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은 "교육인적자원부를 설득해 교육부 소유의 잠실학생체육관을 다른 곳에 옮겨서라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와 두산의 잠실구장 운영 관계자들이 서울시청에 직접 나가 회의를 했고, 외부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세워졌다. 그러나 돔 구장 건설은 '돈 문제'에 부닥쳐 좌초됐다. 3000억~4000억원의 민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당연히 '서울도 어려웠는데 인구 72만 명의 안산이 되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안산시와 KBO는 "안산은 일하는 젊은 층이 많고, 수원.화성 등 주변 도시 인구가 420만 명에 이른다. 전철역(고잔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잠실구장 운영본부 관계자는 "그 정도 구장이라면 두 팀이 한 시즌을 풀로 돌려야 이해타산이 맞는다. 새 구단을 두 개 정도 창단하거나, 서울팀이 연고지를 안산으로 옮겨야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식.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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