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 시민이 나섰다(사설)

대선과 정권의 임기말을 앞두고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부패심화가 크게 우려되는 가운데 깨끗한 정치를 지원하자는 뜻깊은 시민운동이 일고 있다.
얼마전 신선한 충격을 던진 초선의원 12명의 「깨끗한 정치」선언을 지지하는 모임이 열리고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시민모임이 결성됐다.
우리는 이번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적극 지지·환영하면서 이런 각성된 민간운동의 지속적 확대와 정계의 적극적 호응을 기대한다. 초선의원 12명의 자정선언과 이런 시민운동은 이제 비록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오늘의 높아진 국민의식 수준으로 보아 앞으로 갈수록 힘을 얻고 실을 거둘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이제 돈으로 표를 낚고,요직을 얻고,이권과 특혜를 흥정하는 시대는 분명 지나가고 있다. 이런 부패구조에 매달려 득세하고 치부하는 정치방식은 시간의 완급은 있을지언정 힘을 못쓰게 될게 틀림없다.
우리는 초선의원들이 자정의 비근한 실천방안으로 제시한 화환 안보내기·주례 안서기 등을 거꾸로 시민측에서는 화환안받기·주례부탁 안하기 등으로 설정한데 대해서도 흐뭇하게 생각한다. 추상적·관념적으로 정화니,개혁이니 하는 거창한 말로 선언만 하기보다는 실천 가능한 구체적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야 실제로 초선의원들의 자정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시민모임이 깨끗한 자금 모아주기·깨끗한 정치인 표찍어주기 등으로 운동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기성정객에 대한 압력효과 등 정계에 큰 자극을 줄게 틀림없다.
대통령후보들을 포함한 각 정당지도부와 의원들도 이런 운동을 남의 일 보듯 하고만 있으면 언젠가 큰 코 다칠날이 오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장차 깨끗하지 못한 정치인은 모두 낙선하고 인기가 폭락할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정치권이 깨끗한 정치에 다가서는 현실적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하루아침에 정치권이 모두 도덕군자가 되어 컴컴한 정치자금을 안만들수야 없는 일이지만 가령 대통령선거법을 돈적게 드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은 당연히 빨리 착수해야 할 일이다. 또 유명무실한 국회윤리위를 강화하고 호텔정치를 그만두는 일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실질적이고 가시적 노력없이 말로만 자정을 아무리 외쳐봐야 국민의 코웃음만 자아낼 것이다.
우리는 정부도 할 일이 많다고 본다. 요즘 항간에는 임기말을 앞두고 퇴임후를 대비하는 부패현상이 만연하다는 걱정이 일고 있다. 대소공직자들이 현직에 있을때 한건 하자는 풍조가 과연 없는 것인가. 경찰간부의 거액수뢰·잇따른 지방공무원 부패사건 등을 우리는 유심히 보고 있다. 깨끗한 정치를 요구하는 국민의 각성된 힘을 정부·정치권은 느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