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 빚 상환」러시아서 승계/정부,경협창구 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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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문서보증후 잔여차관 재개할듯/자원개발 협력도 원칙합의
대소 경협이 「구소련」에서 「러시아」로 물줄기를 튼다. 이같은 우리정부의 움직임은 앞으로 대소경협의 실질적인 상대자로 독립국가연합(CIS) 전체를 상대하지 않고 CIS중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러시아를 단일창구로 삼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관계기사 7면>
현재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이환균재무부 2차관보 일행과 진념동자부장관 일행은 22일(현지시간) 각각 러시아 상대측과 협상을 갖고 양국간 최대 현안인 경협차관 채무이행 문제와 자원협력 문제를 협의,▲우리정부가 구소련에 제공한 14억7천2백만달러(승인 기준)의 차관에 대한 채무를 러시아가 승계하는 것을 조건으로 경협을 계속하며 ▲러시아와의 자원개발 협력도 본격 추진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한국과 러시아는 한국이 구소련에 제공한 차관 14억7천2백만달러를 『CIS 국가들이 공동연대 상환하되 CIS국들이 상환불능에 빠질 때 이를 러시아가 전액 승계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10억달러 현금차관에 대한 미납이자는 러시아가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측이 만족할 수 있는 상환방안을 제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6월 중순께 러시아 연방정부 실무단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의 경협실무 대표단을 이끌고 모스크바에서 3일째 협상을 벌인 이환균재무차관보는 22일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러 양측이 이날 위와 같은 내용에 합의하는 「합의의사록」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또한 소비재차관(8억달러)은 러시아가 전액 보증하기로 하고 이를 법률문서로 받기로 했으며 한국 차관의 실질적인 차주인 러시아 대외경제은행(VEB)의 법적시위에 대해서도 러시아가 문서로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이에 따라 러시아가 우리측의 경헙재개 조건인 ▲채무의 연대보증 ▲차주의 법적지위 ▲이자지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제시 등을 수용했으므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법률문서의 제시 등 관련조치가 선결될 경우 즉시 91년도 소비재차관 잔여분(3억3천만달러)과 92,93년도 소비재 및 자본재 연불수출 차관의 75%(약 9억달러)를 러시아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한종범특파원】 한국과 러시아는 러시아내 자원공동개발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양국 에너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러 에너지자원 협력위원회」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러시아를 방문중인 진념동력자원부장관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로프힌 연료에너지부장관과 2차회담을 갖고 자원협력위 설치를 위한 의정서 및 자원협력 각서를 교환했다.
이날 설치키로 합의한 자원협력위는 ▲양국의 에너지·광물자원 및 정책협의 ▲석탄·우라늄 등 광물자원의 교역증진 ▲에너지·광물자원의 탐사·개발 및 정보교환 등의 기능을 수행케 된다. 한편 진 장관은 이날 오를로프 러시아 지질 및 광물자원 이용위원회 위원장(장관급)과의 회담에서 양국의 광물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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