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아리송한 우수과학어린이 표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주간이 있고 과학의 날이 있으니 각종 행사가 준비되어 있음은 당연하다. 그 행사들이 형식적이든, 전시적이든 그래도 국민의 관심을 잠시나마 끌어 모을 수만 있다면 시행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의 달 행사 중 우수과학 어린이 표창은 전시행정의 표본으로 예산의 낭비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린아이들 사이에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다. 도대체 우수과학어린이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그 선발은 학교측의「배려」가 기준이 되고 있을 뿐이고 그「배려」란 선발학생의 학부모가 학교측에 제공한 봉사(?)에 대한 반대급부에 다름 아님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명색이 장관상인 그 상은 많은 학생들을 실망시키고「세상은 다 그렇고 그린 것」이라는 왜곡된 가치관을 어렸을 적부터 터득하게된다.
상은 줄만한 사람에게 주어야 하고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아야 한다. 그래야 못 받은 이도 박수를 치게 되는 것이고 분발 심리가 자극을 받게되는 것이다.
과학의 달에 비과학적인 제도를 시행하는 과기처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형식만을 위한 행사를 중지해주기를 기대한다. 김상국<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