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수목원 1㎞근처까지… 잣나무 재선충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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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내 최대의 산림 보고인 산림청 국립수목원(광릉수목원)으로부터 불과 1㎞쯤 떨어진 경기도 남양주 시내 국유림에서 재선충병에 걸린 잣나무 두 그루가 발견돼 방역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 산림생산기술연구소는 23일 "5일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산 99의31 일대에 대한 조사를 벌이던 중 재선충병이 의심되는 고사목(枯死木) 13그루를 발견해 DNA 검사를 한 결과 36년 수령의 잣나무 두 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립수목원은 24일 오전 산림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수목원 내 수목들에 대한 감염 방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선충의 감염 확산을 막는 데는 발견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300m 내에 있는 같은 종 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는 물리적 방법과 약품을 뿌려 매개충을 제거하는 화학적 방법 두 가지가 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감염 나무와 감염 의심 나무를 제거하는 물리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번 재선충병 발견 지점은 국립수목원으로부터 불과 1㎞ 떨어져 있어 수목 피해가 우려된다.

전체 면적이 1157㏊(약 350만 평)에 이르는 국립수목원은 재선충병에 취약한 국내 자생 소나무.잣나무 135종이 자라고 있다. 특히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잣나무.솔송나무, 국내 자생종인 뮤고소나무.금반향나무, 희귀종인 눈잣나무 등이 학술 연구.증식을 위해 보존되고 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온난화로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들이 겨울을 넘긴 데다 감염 지역 소나무.잣나무들의 수령이 오래돼 면역력이 떨어져 발병한 것 같다"며 "수목원 내 수십 년 된 나무들의 감염 여부를 정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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