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맞춤 학습으로 승부 걸었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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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질이지 양이 아닙니다. 어떤 제안이 들어와도, 그것이 솔깃한 것이라도 우리 학원 학생들과는 바꿀 수 없습니다."

1991년 개원 이후 압구정동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특목고·대학입시의 강자로 부상한 정보학원. 이 학원 정보(49) 원장은 확실한 '교육·관리 시스템 구축'이 인기를 끌게 된 원동력으로 꼽았다. 교육·학생관리·상담 등 분야별로 전문가를 두고 학생의 성적과 생활 등을 관리해 온 노하우가 현재의 정보학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학원을 처음 시작할 때 생각한 게 학원은 많은데 상위권 학생들을 이끌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곳은 없다는 거였죠. 어렵게 들어와서 비슷한 수준의 아이들과 경쟁하면 성적은 올라갑니다."

정 원장은 개원 당시 학부모들에게'수준별 학습'이라는 개념을 정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학 때 아르바이트로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정 원장은 과외와 학원 수업의 장·단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학원은 저렴한 수강료에 많은 학생을 교육하지만 학생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과외는 진로에 맞게 이끌어 줄 수는 있지만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정 원장은'수준별 맞춤학습'이라는 묘안을 떠올렸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모아 경쟁하면서 공부하도록 하고, 경쟁구도 속에서 더 많은 학습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 원장은 당시 근무하던 연구소에 사표를 내고 압구정동 한 건물 3개 층을 빌려 학원을 열었다. 이것이 정보학원의 탄생이다.
"학생들 많은 것도 좋고, 학원 입장에서도 재원생이 많은 것이 엄청난 홍보효과겠죠. 하지만 아이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진짜 좋은'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아닐까요."
정보학원에는 입학시험이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학원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 가능성 있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공부를 시키기 위한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의 한 방법이다. 그래야 심화수업이 이뤄질 수 있고, 학생들이'정보학원생'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 더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교육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16년간 입소문을 타면서 이 학원의 입학시험은 경쟁률이 3대 1을 넘는다.
정보학원은 자체 교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한다. 강사들은 매일, 매주 시험문제를 내야 하고, 학생 성적을 분석해 한 달 한 번씩 가정통신문을 발송해야 하는 등 일이 많다.
여러 역할을 하는 정보학원 강사이기에 선발과정부터 까다롭다.
선발 때는 기존 강사들 앞에서 연구강의를 하고, 질문지를 풀어 설명을 해야 한다.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거나 설명과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탈락한다. 강사들은 주기적으로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학생들을 교육하는 강사가 항상 연구해야 학생들도 항상 공부하는 마인드를 키울 수 있다는 정 원장의 생각 때문이다.
개원 당시 대입 중심이었던 정보학원은 93년 특목고반을 비롯한 중등반을 개설했다. 지난해부터는 초등학생도 지도하고 있다. ' 학생을 정보학원에 믿고 맡기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정 원장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학부모가 자녀의 학년에 따라 '어느 학원을 보내면 될까' 하는 걱정 없이 우선 정보학원에 입학만 하면 마음 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축적된 노하우로 체계적인 연계학습을 통해 한 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원스톱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200여 명에 달하는 강사진과 원생들이 하나가 돼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정보학원은 입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2007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144명을 비롯한 489명의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또 대원외고에 150명을 합격시키는 등 290여 명의 특목고 합격생을 배출했다. 특히 특목고반에서 공부한 학생의 70%가 합격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압구정동에만 6개 관을 운영하며 대형학원이 된 정보학원.
특이하게도 이 학원은 오프라인 수업만 한다. 또한'교육 1번지'라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 분원을 내지 않는다.
"압구정동에서 시작했고, 압구정 학부모들의 성원으로 정보학원이 이 자리까지 올라섰지요. 기회가 되면 다른 곳에 진출할 수는 있겠지만 압구정동에서 더 많은 입시성과를 올린 후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정 원장의 꿈은 단순하다.'학생과 학부모, 강사들에게 정보학원 소속이라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줄 수 있는 학원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불안한 전교 1등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실력의 전교 1등 학생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프리미엄 이성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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