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두 번째 개인전 중견한국화가 이상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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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견한국화가 이상 찬씨(44)가 l0년만에 두번째 개인전을 연다. 9월3∼8일 서울갤러리.
그는 이 전시회에 산의 원천적 조형을 기하학적 구성과 강렬한 채색으로 담은『양원』연작 20여점을 출품한다.
『가시적인 산의 모습보다 내면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사실적인 표현의 산수화도 많이 그려보았습니다만 전통을 현대화하는데는 모자라는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의 출품작들은 대부분의 한국화가들이 외면해온 이질적 재료인 채색(석채)과 수묵을 융합시켰다는 실험성에서 주목된다.
그는 석채의 강렬하고 현란한 색깔과 먹의 깊고 그윽한 맛을 독자적인 기법으로 조화시킴으로써 새로운 효과를 살려내고 있다.
그는 이같은 색채로 「변형된 산수」를 보여준다. 산과·계곡의 모습은 암시적인 형태로만 남아 단순화되고 평면화됐다.
날카로운 기하학적 구성과 가라앉은 원색의 강렬함으로 이뤄진 그의 출품작들은 『자연의 내면에 흐르는 줄기찬 에너지를 표상화시킴으로써 기운생동의 현대적 해석을 보이고 있다(미술평론가 오광수)는 평을 받고 있다.
『석채와 먹은 작가가 쓰는 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조화를 이룰수 있다고 봅니다. 오랜 노력 끝에 찾아낸 이방법을 더욱 살려 일본적인 석채를 한국화하고자 합니다.
이씨는 독특한 경력의 화가다. 10여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고 30대 후반에야 경원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러나 70년대후반부터 국전을 비롯한 각종 공모전에 여러차례 입·특선했으며 88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등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올 가을학기부터는 전북대 전임강사를 맡아 본격적으로 화업에 전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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