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소진출 냉정해야”/전문가 5인의 진단/정확한 정보 수집 필수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쿠데타의 발생·실패에서 드러났듯 소련정국은 아직 불안정하며 대소진출은 경제성을 고려,냉정하게 이뤄져야하며 정보수집능력을 높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련진출에서는 경제적 실리가 먼저 고려되어야하며 소련이 어차피 시장경제로 갈 것으로 보이는만큼 현지사정을 보아가며 차분히 대처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 이번의 소련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보부족」이었다고 지적,정부와 업계뿐 아니라 언론·학계를 망라한 체계적인 정보수집·대응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소련을 비롯한 북방은 아직 개척이 되지 않은 시장이고 또 남북한관계 등을 고려,마땅히 진출해야할 대상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 이끌려가는 경제교류는 심각한 위험이 수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대소투자 개선방안
●황두연(상공부 상역국장)
○소련사태를 겪으면서 정보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신중을 기하다보니 대응도 신속하지 못했다. 정부·업계뿐아니라 언론·학계를 망라,정보와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기업활동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든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정부의 지원대책 마련보다는 그때그때 변화에 따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의 자질과 능력이 배양돼야한다.
●임동승(삼성경제연구소 소장)
○민간기업의 소련진출은 투자여건등 경제성을 충분히 검토,냉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정치적 이익을 감안한 정책적 진출은 정부가 기금 등을 활용,위험을 분산시켜주어야 한다.
○소련 진출은 기업이 자기책임아래 능력껏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
●이한구(대우경제연구소 소장)
○거래관계에서 정치가 앞서면 경제적 실리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소경제진출은 미국·일본에 의해 분위기가 성숙될때까지 기다려야하며 우리가 앞서갈 필요는 없다.
○소련뿐 아니라 동구권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내부를 다지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우리도 성급한 기대나 무리한 확장을 피하고 거래선들과 재고·미수금 등을 정리,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임재수(한신경제연구소 소장)
○소련은 개혁,시장경제쪽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서두르지 않아도 소련이 스스로 접근해올 것이다. 현지사정을 깊이 연구하면서 대소 진출을 차분히 추진해도 늦지 않다.
○우리의 경우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 소련에 경제지원을 해주고 있는 만큼 위험부담이 큰 프로젝트는 피하고 조그마한 것부터 실익위주로 나가야 한다.
●박호택(무역진흥공사 부사장)
○그동안 소연방정부인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대소접촉을 이번기회에 공화국인사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전면적인 교류로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소 진출이 단순한 기업차원의 일이 아닌만큼 앞으로 정부·기업간 공동대책의 강화가 절실하다. 그래야만 위험이 크게 분산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