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20 CDI의 겉모습은 지난해 가을 등장한 뉴 E클래스와 다를 게 없다. 디젤 모델임을 알리기 위해 트렁크에 단 CDI 엠블럼을 보지 않고선 디젤 차인지, 가솔린 차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직렬 4기통 2.2ℓ CDI 엔진은 최고 170마력을 낸다. 시속 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8.6초. 최고속도는 시속 225㎞에 이른다. 엔진회전수가 2000rpm을 넘어서면 4ℓ짜리 가솔린 엔진에 맞먹는 최대토크(40.8㎏.m)가 나와 충분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특성은 각각 작은 망치와 커다란 해머에 비유할 수 있다. 대못을 박을 때 망치로는 수십 번(높은 회전수) 두들겨야 하지만 해머로는 두세 번(낮은 회전수)만 때리면 그만이다. 당연히 해머(디젤 엔진)가 힘이 덜 들어가고 효율도 높다. 디젤 엔진의 이런 특성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오르막과 내리막 지형이 많은 국내 실정에 잘 들어맞는다. E220 CDI는 디젤 엔진의 특성을 잘 살린 차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주는 것만으로 가진 힘의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도 낮은 회전수로 가볍게 올라설 수 있다. 5단 자동변속기는 디젤 엔진의 특성을 반영해 기어비를 맞춰 저속에선 경쾌하게, 고속에선 부드럽게 순항토록 해준다. 탁월한 정숙성과 깨끗한 배기가스는 디젤 차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한다. 가격은 6490만원.
월간 '스트라다'=김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