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젤 세단 출사표 … 메르세데스-벤츠 E 220 CDI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E220 CDI는 벤츠의 중형차 E클래스에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벤츠로선 국내 첫선을 보이는 디젤 세단이다. 국내 디젤 세단 시장에 벤츠의 진출 시기는 늦은 감이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디젤 차에 대한 편견이 많다 보니 한국 진출에 앞서 꼼꼼하게 채비를 한 탓이다. 벤츠는 1937년 세계 최초의 디젤 세단 260D를 선보인 이후 97년 커먼레일 엔진을 개발하는 등 디젤 기술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벤츠코리아는 E220 CDI 출시에 앞서 1년여 동안 독일 본사와 공동으로 한국 도로 및 연료 상태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사계절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E220 CDI의 겉모습은 지난해 가을 등장한 뉴 E클래스와 다를 게 없다. 디젤 모델임을 알리기 위해 트렁크에 단 CDI 엠블럼을 보지 않고선 디젤 차인지, 가솔린 차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직렬 4기통 2.2ℓ CDI 엔진은 최고 170마력을 낸다. 시속 100㎞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8.6초. 최고속도는 시속 225㎞에 이른다. 엔진회전수가 2000rpm을 넘어서면 4ℓ짜리 가솔린 엔진에 맞먹는 최대토크(40.8㎏.m)가 나와 충분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특성은 각각 작은 망치와 커다란 해머에 비유할 수 있다. 대못을 박을 때 망치로는 수십 번(높은 회전수) 두들겨야 하지만 해머로는 두세 번(낮은 회전수)만 때리면 그만이다. 당연히 해머(디젤 엔진)가 힘이 덜 들어가고 효율도 높다. 디젤 엔진의 이런 특성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오르막과 내리막 지형이 많은 국내 실정에 잘 들어맞는다. E220 CDI는 디젤 엔진의 특성을 잘 살린 차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주는 것만으로 가진 힘의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도 낮은 회전수로 가볍게 올라설 수 있다. 5단 자동변속기는 디젤 엔진의 특성을 반영해 기어비를 맞춰 저속에선 경쾌하게, 고속에선 부드럽게 순항토록 해준다. 탁월한 정숙성과 깨끗한 배기가스는 디젤 차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한다. 가격은 6490만원.

월간 '스트라다'=김준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