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림성 중국동포 문예지 『천지』영인본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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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길림성 조선족 자치주에서 동포작가들에 의해 40년간 한글로 발행돼온 월간 문예지 『천지』 영인본(쉰8권)이 출간됐다.
도서출판 대훈사(대표 김주팔)가 발간한 『천지』는 중국작가협회 연변분회 기관지로 1951년이래 중국내 한인작가들의 유일하다시피 한 문학지 역할을 해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글로 발행, 중국내 한인동포들의 구심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민족어를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방대한 분량의 해외동포 문예지가 영인돼 나옴으로써 그 동안 우리문학사에서 제외됐던 재외동포의 작품들이 연구와 평가 대상에 오르게 됐다.
또 일체 삭제를 하지 않아 사회주의국가 문예 연구 및 우리말의 변천 연구도 그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나온 것은 74년부터 90년까지 17년분을 연도별로 묶고 목차집을 더해 18권으로 돼있다. 권당 평균 8백∼9백쪽, 총1만5천5백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51∼73년분은 자료수집의 어려움 때문에 뒤로 미뤄졌다.
이처럼 방대한 자료집이 나오게 된 것은 대훈사 대표 김씨가 90년7월 새마을문고중앙회 일원으로 연변지방을 방문하는 길에 『천지』를 발견하고 국내출판에 착수하면서부터.
발행인 김씨는 그 동안 분단과 이념적인 이유 때문에 문학이나 예술도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온 것은 접할 수 없었다면서 『이 책이 남북교류의 추진을 가속화하는 조그만 계기라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73년분은 김씨가 내달 새마을문고 연수단 대표로 중국을 방문, 원고를 넘겨 받는대로 출간할 예정이다.
한편 학계와 출판계에서는『소련의 원동지방이나 연변 등에서 한국어로 창작된 문학작품도 국문학사 연구대상에 포함시켜야 된다는 논의는 있었지만 자료수집의 어려움 때문에 실천이 미뤄져왔다』면서 이 자료집의 발간을 환영했다. <최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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