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남녀관계 길잡이 됐으면"|대학생들의 성차별 인식정리 책으로 출간한 오숙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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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주로 소설이나 수필집을 읽는 20대 여성들을 보면서 대학생뿐 아니라 여성학 강의를 접합 기회가 없는 같은 또래의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여성학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풀어쓴 여성학 책으로「올바른 남녀관계를 위하여」란 부제가 붙은『내가 만난 여자 그리고 남자』(도서출판 그린 비 출간)를 출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숙희(32)씨는 KBS-2 TV에서 토요일 오전11시50분 방송되는「생방송 여성」의 진행 자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한 인물이다.「난 장녀인데도 우리 어머니는 늘 남동생 밥부터 떠 주세요.」
「남동생이 간식으로 카스테라를 먹을 때 우리들 누나 세 명은 그 애가 혹시 안 남기나 기대하면서 동생 먹는 것을 구경했어요.」
이렇게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남녀의 얘기를 모아 남녀관계의 현실을 파헤쳤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오씨가 대구 계명대에서 여성학을 강의했던 89∼90년 2년간학생들로부터 과제물로 매주 받은 학생의 경험담을 담은 단상 2만여 장에 나타난 기록들이다.
『이 기록들이 워낙 생생한 생활 속의 이야기여서 버리기 아까웠고,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기차역에 마중 나와 단상을 들어준 남편의 권유와 격려로 이렇게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씨는 이 책이 널리 읽혀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성차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오씨는 이대사회학과·여성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재 성심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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