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V- 캐럴은 즐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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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SK 가드 정락영(右)이 전자랜드 황성인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승부의 세계에는 크리스마스에도 자비가 없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벌어진 모비스 프로농구 4경기에서 상위팀들이 하위팀을 나란히 물리쳤다. 2위 KTF는 8위 KT&G를 꺾었고, 공동 3위인 삼성.전자랜드. LG는 하위권에 처져 있는 오리온스.SK. KCC를 제물로 나란히 승수를 챙겼다.

이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장 기뻐한 팀은 삼성이다. 선두권으로 올라갔다가 최근 4연패에 빠지면서 나락으로 추락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대구 원정에서 오리온스를 80-76으로 꺾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서장훈과 이규섭이 아시안게임 대표에 나가 있는 동안 팀을 이끌던 강혁과 이원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삼성은 서장훈이 31득점을 하며 팀을 살렸다. 서장훈은 "내가 없는 동안 팀 성적이 좋았고, 복귀 후 첫 경기에서 져 부담이 많았는데 승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산타클로스는 삼성썬더스 편이었다. 삼성은 77-74로 앞선 경기 종료 15초 전 상대에게 3점슛 기회를 내줬으나 오리온스의 슈터 김병철이 공을 놓쳐 어렵게 승리를 거뒀다.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즐거워했다.

한편 KCC의 허재 감독은 크리스마스 악몽을 꿨다. 꼴찌에 처져 있는 KCC는 창원 원정에서 LG에 66-92로 크게 졌다. 패배도 문제지만 팀의 득점력이 도무지 살아나지 않는 것이 더 문제였다. KCC의 총득점은 66점. 한 쿼터 평균 득점이 16.5점에 불과했다. 주전 선수들이 노쇠했고 새로 데려온 외국인 선수도 그저 그랬다. KCC는 앞으로도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연장전 승부 끝에 서울 SK를 상대로 101-98,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전자랜드는 4쿼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83-90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조우현(25득점.5리바운드)의 3점슛, 브랜든 브라운(18득점.8리바운드.6어시스트)의 골밑 슛으로 5점을 보태고 경기 끝나기 33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3개 가운데 조우현이 2개를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전자랜드는 연장에서도 먼저 SK의 루 로(28득점.7리바운드)와 키부 스튜어트(19득점.15리바운드)에게 4점을 내줘 불안한 출발을 했으나 브라운의 골밑슛에 이어 조우현의 역전 3점슛으로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2위 KTF는 안양 원정에서 KT&G를 83-66으로 누르며 선두 모비스에 1.5게임차로 다가섰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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