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마리만 남은 귀한 점박이물범…백령도서 324마리 집단서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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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의 모습. 인천시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의 모습. 인천시

2022년 2월 16일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북쪽 해안. 하얀색 배내털(뱃속에서 자랄 때 돋은 털)로 덮인 점박이물범의 사체가 발견됐다. 길이 95㎝, 둘레 20㎝ 정도 크기로 태어난 지 1개월 내외인 아기 점박이물범이었다. 배내털로 뒤덮인 아기 점박이물범 사체는 이듬해 12월에도 백령도 동쪽 해안에서도 발견됐다.

아기 점박이물범 사체는 환경단체 등의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백령도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중국 랴오둥만(遼東灣) 일대에서 1~2월 사이에 유빙 위에서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잇따른 새끼 점박이물범 사체의 발견에 백령도 인근에도 점박이물범의 번식지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천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백령도 점박이물범 주민 모니터링 5년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천시는 멸종위기종 1등급인 점박이물범 보호와 지역 주민과 점박이물범이 공존하는 백령도를 만들기 위해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물범 모니터링을 2020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점박이물범은 인천시의 깃대종이자 천연기념물 제311호다. 전 세계 1500마리가 서식 중인데 그중 300여 마리가 봄부터 늦가을까지 백령도를 찾는다.

백령도 내 점박이물범들의 휴식지는 하늬바다 물범바위와 연봉바위, 두무진 물범바위와 2018년 11월 완공된 물범 인공쉼터다. 먹이 자원이 풍부하고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선박 출입이 한정적이다. 표층수온도 20도 내외를 유지해 물범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갖췄다고 한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의 모습. 인천시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의 모습. 인천시

첫 기록은 2019년 8월 점박이물범들이 인공쉼터를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2020년엔 2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로 모니터링을 확대한 결과 2월부터 점박이물범의 첫 무리가 백령도에 도착했다. 이 중 1~3마리는 겨울철에도 잔류하는 등 백령도를 서식지로 이용하는 행동이 목격됐다.
2021년은 인공쉼터 인근으로 휴식지를 확장하는 점박이물범들의 모습이 관찰됐고, 이듬해인 2022년엔 새끼 점박이물범의 사체가 발견되는 등 번식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9년 130마리 정도 목격됐던 개체 수도 2023년 10월 드론을 이용한 조사 결과에선 백령도 연안에서 총 324마리의 점박이물범이 관찰됐다.

인천시는 해양생물자원 연구·전시·교육 전문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주민 모니터링단의 전문성 강화할 예정이다. 또 물범 서식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활용한 생태관광으로서의 지역주민 경제 활성화 등을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김을수 인천시 해양항공국장은 “기후변화가 심화로 멸종위기종 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인천의 중요 해양 보호 생물인 점박이물범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주민 인식 증진을 위한 교육홍보 강화와 다친 물범에 대한 치유시설인 해양동물치유센터의 필요성 제안하는 등 해양생물의 보호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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