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국 얘기 들어야 해?”…박범계의 훈시, 尹 폭발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4.22

법 인(in) 여의도, 여의도 법인(人) ①

에잇! 내가 저런 얘기나 듣고 있어야겠어?

2021년 2월. 박범계(현 민주당 의원) 신임 법무부 장관을 만나고 온 윤석열(현 대통령) 검찰총장은 화를 참지 못했다. 제대로 화가 나면 말이 길어지는 그답게 화풀이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고 조국(현 조국혁신당 대표) 전 법무부 장관을 고강도로 수사해 결국 낙마시켰다. 그리고 그 때문에 문 대통령, 그리고 법무부 장관들과 반목했다.

추미애(현 민주당 의원) 전 장관과의 갈등이 개중 심했다. 지휘권 발동과 총장 징계라는 극단적 조처가 난무했던 추·윤 체제는 그 등장만큼이나 갑작스레 종막을 고했고 그 뒤를 박 장관이 이어받았다.

그는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였다. 세 살 연상인 윤 총장을 사석에서 ‘석열이 형’이라 부를 정도로 친한 편이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현 대통령)이 2021년 2월 서울고검 청사에서 만나 검찰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 법무부

박범계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현 대통령)이 2021년 2월 서울고검 청사에서 만나 검찰 인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사진 법무부

윤 총장은 장관 그리고 정권과의 해빙을 기대했다. 검찰 간부 인사안을 들고 부푼 가슴과 밝은 표정으로 박 장관과 마주 앉았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첫 마디가 나온 순간 윤 총장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조국 전 장관 말인데….

尹·이재명·조국, 당선인의 20%...법조인이 지배한다

가히 법가천하(法家天下)입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 당선인 300명 중 20%가 넘는 61명이 판사, 검사, 변호사 같은 법조인 출신입니다. 범위를 법학자(법학박사)로 넓히면 숫자는 66명으로 늘어납니다.
숫자만 많은 게 아닙니다. 원내 1, 2, 3당의 수장 자리를 모두 이들이 꿰차고 있습니다. ‘정치 군인’ ‘정치 운동권’에서 ‘정치 법조인’으로의 권력 대이동이라 할 만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걸까요? 문제는 없을까요?
타협과 협치보다는 일도양단식 대결에 익숙한 게 법조인입니다. 당선인 중 개인적, 집단적 원한 관계인 이들도 많습니다. 타협과 협치가 아닌 극한 투쟁으로 점철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이것이 팩트다’에서는 22대 국회를 특징지을 ‘법 인(in) 여의도’ 현상의 배경과 ‘여의도 법인(人)’들의 면면을 몇 회에 걸쳐 심층적으로 짚어봅니다. 이 시리즈만 보면 새 국회 법조 정치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