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 아빠 육휴 3번 썼다…‘기적의 출생률’ 2.05명 비결

  • 카드 발행 일시2024.02.21
지난 5일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신입사원들이 롯데 껌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5일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신입사원들이 롯데 껌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최선을 기자

“6년 전 제가 신입사원 연수를 받을 땐 ‘지도 선배’가 있었습니다. 계열사에서 나온 대리급 직원들이 수련회 교관처럼 정신무장을 담당했지요. ‘조용히 해’ ‘교육이 장난이야?’ 이런 야단을 많이 들었습니다. 동기들 모두 똑같은 티셔츠와 트레이닝복을 입고 단체 생활을 했는데….”

단체복 사라졌다, 저녁엔 맥주도 OK

이달 5일 경기도 오산에 있는 롯데인재개발원에서 만난 백건우(34)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는 ‘요즘 신입사원 교육’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선배의 호통도, 똑같이 차려입은 단체복도 사라져서다. 매일 저녁마다 치르던 퀴즈도 폐지됐다.

대신 음주가 허락된다. 백 대리가 입문 교육을 받을 때만 해도 음주는 절대 불가였는데, 지금은 ‘캔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일과 후 오후 10시까지 식당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 얼마 전 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릴 때는 대강당에서 함께 응원도 했다. 백 대리는 “회사가 자유롭고 편안한 MZ식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롯데그룹은 2020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정기 공채를 폐지했다. 매년 1~3기수를 선발했는데 ‘91기’가 마지막이었다. 이제는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원을 수시 채용하고, 인재개발원은 매 분기 입사한 직원을 모아 입문 교육을 진행한다. 백 대리는 올 1분기 교육에 ‘멘토’로 파견됐다. 과거의 지도 선배는 매일 관찰 일지를 써 각 계열사로 보냈는데, 지금은 역할이 많이 줄었다. 조별 프로젝트 발표를 돕고, 마니또 역할을 잘하는 신입에게 커피 쿠폰을 쏘는 수준이다.

지난 5일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신입사원들이 조별 프로젝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지난 5일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신입사원들이 조별 프로젝트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중앙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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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신입사원들은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창의적인 문제 해결 기법)이란 활동을 통해 조별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다. 주제는 그룹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껌에 대한 신제품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는 것. 19개 계열사에서 온 170여 명의 신입들은 6~7명씩 조를 나눠 머리를 맞댔다.

그 중 ‘B1O6조’(B형 1명, O형 6명으로 구성돼 지은 이름)는 숙취 해소용 껌인 ‘껌 깨!’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롯데 껌 광고 모델인 김아영의 ‘MZ오피스’에 제품을 협찬하거나 ‘환승연애’에서 썸 타는 MZ들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갈래?’ 하는 유행어에서 착안, 술자리에서 ‘껌 사러 갈래?’라고 발언해 새로운 밈을 형성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발표를 준비하는 내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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