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는 지난해 말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전준우(38)와 4년 총액 47억원에 계약했다. 2022년 10월엔 ‘안경 쓴 에이스’ 박세웅과 최대 90억원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더해 유강남·노진혁·한현희 등 ‘FA 삼총사’를 줄줄이 쓸어담았다. 이들 4명을 영입하는 데만 260억원을 투입하는 등 요즘 롯데자이언츠는 ‘스토브리그의 큰손’으로 불린다.
2021년에는 국내 10대 KBO 구단 중 최초로 부산 사직구장에 피칭랩을 설치했다. 투구폼을 정밀 분석해 경기력 향상을 돕는 최신 장비다. 탄탄한 1.5군 전력을 육성하는 ‘팜 시스템’ 중 하나다.
2019년 데이터 전문가를 ‘무보수 명예직’ 조건으로 모집했다가 야구팬들의 빈축을 샀던 구단. 연봉 9000만원을 요구한 최동원 선수에게 90만원을 깎고, 7억원을 부른 이대호 선수에게 7000만원을 깎았다던 그 구단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이런 변화를 두고 장원철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롯데자이언츠는 데이터 야구를 추구하고 있다. 어느 구단보다 투자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장 교수는 2022년 9월부터 롯데자이언츠 연구개발(R&D)팀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최동원·이대호 선수 연봉 에피소드에 대해서도 “그건 정말 과거의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롯데가 야구단 운영을 비롯해 사업 투자, 임직원 처우, 사회공헌 등에서 ‘롯데=돈에 인색하다’는 인식을 깨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