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암호 푼 한동훈…노무현 정부 폭탄 맞았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2.14

〈제1부 한동훈과 SK③〉 

2003년 2월 서울지검 7층의 한 검사실. 만 30세의 형사9부 초임 검사 한동훈(전 법무부 장관, 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하 경칭 생략)이 두꺼운 수사 기록을 펼쳤다. 그의 시선이 머문 건 2월 17일 SK 압수수색 현장에서 발견한 정체불명의 서류였다.

매우 큰 숫자들이 나열돼 있던 그 난수표는 발견 당시만 해도 도무지 요령부득했다. 일단 그걸 상자에 쓸어넣은 한동훈은 이후 시간 날 때마다 그걸 꺼내들고 뚫어져라 들여다봤다.

이윽고 돈오(頓悟)의 순간이 찾아왔다. 그는 윗선에 급보를 타전했다.

이거 분식회계 같습니다!  

예상 밖의 대어였다. 사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던 SK증권 이면계약이나 워커힐 주식 스와프거래와 달리 분식회계는 검찰이 전혀 알지 못했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사안을 덮어버릴 정도로 파괴력이 컸다. 탄착군에서 비켜나간 오발탄 하나가 황소의 눈을 꿰뚫어버린 격이었다.

‘누대의 업’ SK분식회계, 한동훈에게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