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거구의 고시원 돌연사…3주째 놔둔 ‘대단한 이웃들’

  • 카드 발행 일시2023.10.03

이번 추석 연휴 직전이었다.
고시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3~4일 정도 지났다고 하는 고독사 현장. 공동주거공간이기 때문에 특수청소가 시급했다. 명절을 앞두고 전화를 받은 다음 날 바로 방문했다.

고시원은 특성상 방마다 벽이 얇고, 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방이 여러 개 붙어 있다. 복도부터 악취가 진동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방은 당연히 좁았다. 성인 남성이 눕기엔 작아 보이는 침대와 단출한 가구가 전부였다.

좁은 방안은 사체에서 흘러나온 부패물로 바닥이 흥건했다. 고인이 남성이란 것은 들어서 알았는데, 현장을 보니 상당히 풍채가 좋은 사내였던 것 같다. 3~4일 만에 발견됐다기엔 부패의 정도가 매우 심했다. 이 정도면 아마 바닥에 스며든 부패물이 옆방까지 퍼졌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사건이 벌어진 고시원은 총무나 사장이 상주하는 곳은 아니었다. 그냥 하루이틀에 한두 번 사장이 잠깐씩 둘러봤다고 한다. 고독사 현장은 고시원 건물의 2층이었다. 어느 정도 기본적 정리를 마친 뒤 구체적 상담을 위해 사장을 만나러 1층으로 내려갔다.

“악취가 심각한데 주거하시는 분들 민원이 없었나요?”
“제가 2층까지는 올라가 볼 일이 별로 없어서…. 엊그제야 연락을 받았어요.”

“3~4일 만에 발견됐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3주도 넘었을 것 같은데요?”
“아…, 네. 제가 CCTV를 확인해 보니 마지막 모습이 찍힌 날짜는 3주 전이네요.”

“그렇죠? 고인분 체격이 무척 좋으셨나봐요. 방 안에 부패물이 가득 차 있어요.”
“네…. 덩치가 컸어요. 130㎏ 정도 됐으려나. 살이 많이 쪄서 취업도 어렵다고 했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 외출하고 그냥 방 안에서 게임만 하더라고요. 가끔 편의점에 나가는 정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하던데. 아직 나이도 젊은데 그걸로 생활한다는 것 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