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이젠 죽지도 않는다…더워진 지구가 만든 ‘좀비’

  • 카드 발행 일시2023.07.18

World View

요즘 모기가 지독해졌다. 살충제·모기향에 끄떡없다. 봄부터 나타나고 초겨울까지 돌아다닌다.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 끈질기게 안 죽는다.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것도 많이 늘었다. 실제로 그렇다. 모기 개체 수가 늘고 있고, 생존력도 더 강해졌다.

그래서 지금 ‘모기 비상’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올해 모기 매개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령을 내렸다. 국내에선 올해 말라리아 환자가 예년보다 급증했고,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이 지난해보다 19일가량 빨랐다. 미국 일부 주에선 최근 20년 만에 처음 지역 내 말라리아 환자가 나왔다. 남미 페루는 사상 최악의 뎅기열 확산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태국에선 3년 만에 가장 많은 뎅기열 환자가 나오는 등 동남아시아 상황도 심각하다. 말라리아·뎅기열의 공통점은 모기가 매개체라는 데 있다.

현재 사자·악어보다 모기가 인류에 더 위험하다. 연간 모기가 옮기는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100만 명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모기다. 특히 장마 후엔 모기가 알을 낳는 물웅덩이가 늘어 모기 수가 급증한다.

“오늘날 모기의 위협이 보건 체계를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블룸버그 오피니언은 이런 배경 속에서 나왔다. 칼럼니스트 라라 윌리엄스는 “코로나19 사태를 교훈 삼아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모기 분야 권위자인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이학박사)에게 물었다. 요즘 모기는 왜 초겨울까지 우리를 괴롭히는가, 살충제·모기향에도 왜 안 죽나, 모기에게 안 물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모기 박사’는 명쾌하게 답을 제시했다. 모기가 옆 사람이 아닌 나를 무는 이유, 모기에 잘 물리는 혈액형은 진짜 있는지 궁금증도 해소해봤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