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없애는 게, 노가다 맞아? 웹툰 작가들은 뭔가 찜찜하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6.27

Today’s Topic
AI가 없앤 건, 노가다 혹은 창작
‘웹툰 종주국’ 미래 괜찮나

한국 웹툰계는 현재 ‘생성AI와 창작’ 논쟁의 최전선이다. 독자들은 인공지능(AI) 사용 의심 웹툰에 별점 1점을 주고, 작가들은 AI 활용이냐 거부냐를 놓고 두 쪽 났다.

동시에, 웹툰과 AI의 결합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도 있다. 이는 ‘웹툰 종주국’ 한국의 희망사항이기도. 한국은 모바일 전환기에 발 빠르게 움직여, ‘출판 만화의 웹툰화’를 주도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이번 AI 파도도 한국에 기회일까. AI는 분명 웹툰에서 무언가를 없애고 있다, 그건 노가다일까 창작일까. AI는 분명 웹툰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은 혼동일까 기회일까. 만약 기회라면 한국 창작자나 기업들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목차

1. AI가 없애는 것, 노가다 혹은 창작
2. AI가 만든 것, 혼동 혹은 기회
3. ‘웹툰 + AI =?’ 창작 시장 바꾸나
4. 일본의 역습…글로벌 웹툰 ‘산업’ 전쟁
5. 저작권, 그리고 숙제는

그래픽=한호정

그래픽=한호정

1. AI가 없애는 것, 노가다 혹은 창작

글 쓰는 AI도 있고, 그림 그리는 AI가 있으니 웹툰에 AI가 적용되는 건 자연스럽다. 창작자 반응은 ‘환영’과 ‘거부’로 나뉘는데, 특이한 건 웹툰 독자층의 거부감이 유독 강하다는 것. 지난달 웹툰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 AI를 활용해 제작됐단 의심을 받자, 독자들은 최저점을 매기는 ‘별점 테러’를 가했다. 이에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과 같은 웹툰 플랫폼은 공모전에 생성 AI 사용을 금지했다.

◦ ‘노가다’ 줄일 필요는 있는데: 웹툰 업계의 AI 관심은 압도적인 노동량 영향이 크다. 웹툰 작가의 일평균 노동시간은 9.9시간, 마감 전날에는 11.8시간에 달한다(웹툰 작가 노동 실태조사). 과로에 지병은 기본, 메가히트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장성락 작가는 37세에 건강 악화로 사망했다. 박석환 재담미디어 전략사업본부 이사는 “웹툰은 출판 만화보다 컷 수가 많고 노동량도 많은데, 생산 기간(평균 1주일)과 단가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I로 생산성 효율화를 노리는 배경이다.

◦ 그러다 ‘수제 창작’ 없어진다면? : ‘창작은 손맛’이라 여기는 웹툰 독자들은 AI 도구 사용에 민감하다. AI를 활용하는 작가를, 마우스 딸깍(클릭)으로 손쉽게 그림 그리는 것 아니냐며 ‘딸깍이’라고 비난한다. 네이버웹툰에서 AI 활용으로 논란이 된 작품의 제작사인 블루라인 스튜디오 측은 “생성AI로 그림 그린 게 아니고, 보정 작업에만 썼다”고 밝혔지만 성난 팬심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웹툰 업계 관계자는 “독자들은 AI 활용을 명시하지 않는 걸 ‘사람이 다 한 것처럼 속였다’고 본다”며 “차라리 ‘OO 영역에 AI를 사용했다’고 명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