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그날 지우고 싶다” 2006년 9~10월 무슨 일이 ⑦

  • 카드 발행 일시2023.06.13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입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2006년 10월 17일 씨티그룹 산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하 씨티증권) 서울지점. 20~30명의 양복 차림 남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손에 쥔 서류 몇 장을 들이밀더니 사무실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중 한 명이 막 컴퓨터에 접속하려던 순간, 누군가 앞을 가로막고 빠르게 쏘아붙였다. 영어였다.

“자료는 홍콩 지사 서버에 보관돼 있는데 한국 검찰이 거기를 뒤질 순 없습니다.”

당황한 수사관들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시선이 머문 곳에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사건 주임검사 이동열(전 서울서부지검장)과 한동훈(현 법무부 장관)이 있었다.

한동훈은 그로부터 한 달 전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이 사건 자료를 살펴본 뒤 이동열에게 “형 이거 할 수 있어. 딱 보니까 되는 사건이야”라고 호언장담했다.(1회 참조)

 지난 3월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성룡 기자

지난 3월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성룡 기자

호언이 허언으로 전락할 위기였다. 본류인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 수사가 꽉 막혀 있던 그때 이 사건은 검찰의 유일한 돌파구였다. 이것마저 실패하면 론스타 수사는 더는 가망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