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4명에 최소 50억 든다” 확 바뀐 걸그룹 만들기 현장

  • 카드 발행 일시2022.12.26

#1997년 11월 28일 SBS ‘충전 100%쇼’. 세 소녀가 무대 위에 올랐다. 무대의상은 똑같이 맞춰 입은 하얀색 재킷과 티셔츠, 펑퍼짐한 화이트 팬츠. 이들은 데뷔 무대에서 ‘아임 유어 걸’을 열창했다. SM 첫 걸그룹이자 K팝 1호 걸그룹 S.E.S.는 이렇게 첫선을 보였다.

#2022년 8월 7일 SBS ‘인기가요’ 뉴진스의 ‘쿠키’ 무대. 멤버들은 각양각색의 교복 스타일 의상을 입었다. 멤버들 나이에 어울리는 차분하고 수수한 느낌의 의상이었지만, 가격은 결코 소박하지 않았다. 이날 멤버들이 걸치고 나온 의상 대부분이 명품이었다. 멤버 민지는 330만원 상당의 발렌시아가 재킷, 하니는 160만원 프라다 티셔츠를 입고 나왔고, 해린은 53만원짜리 롬바웃 운동화를 신고 무대를 누볐다. 이날 뉴진스 5명이 입은 의상비는 100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 25년간 걸그룹의 제작 과정 변천사는 드라마틱하다. K팝 위상 자체의 변화도 크지만, 걸그룹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의미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페미니즘 대중화로 여성 중심의 이야기와 다양한 이미지, 여성 롤 모델에 대한 요구가 온라인에서 많이 보이게 됐다”며 “아이돌 그룹 제작자들도 여성에게 롤 모델이 될 만한 그룹 모델링에 초점을 두고 콘셉트나 소구 전략을 짜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