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천「배짱야구」가 통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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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뛰는 야구의 신드롬」에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시리즈 2차 전에서 LG는 벤치와 선수들의 신뢰감으로 또 다시 상쾌한 승리를 구가했으며 삼성은 1차전 때 범했던 작전실패를 재연, 무릎을 끓었다.
LG 백인천 감독은 무모할 정도의 배짱 야구를 시도했는데 선수들의 근성이 뒷받침 해줘 행운의 승리를 낚았다.
백 감독은 2-1로 뒤진 9회 말 무사 1, 2루에서 3번 김상훈에게 강공을 감행케 하여 병살을 자초, 배짱 야구의 허점을 보였으나 한개의 안타도 치지 못하던 4번 김영직을 끝까지 믿고 내세워 천금같은 동점타를 이끌어냈다.
벤치의 선수에 대한 신뢰감이 대 접전에서 승리를 따내는 요체의 하나임을 LG가 보여준 것이다.
삼성의 정동진 감독은 또다시 작전의 혼미를 드러냈는데 2회초 1사 주자1, 2루에서 더블스틸을 강행시켜 2루 주자를 3루에서 횡사케 해 공격의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LG선발 김태원이 컨트롤 난조를 보인 상황에서의 이 성급한 도루는 도리어 금의 안정을 부추겨 줬으며 반대로 피어오르던 삼성선수들의 사기엔 찬물을 끼얹었다. 곧바로 이어진 4구와 유중일의 우전안타 때 2루에 있던 장태수가 홈에서 횡사한 것도 더블스틸의 후유증이었고 결국 대세를 그르친 초반 패착이었다.
삼성은 플라이볼만 15개나 쳐 올렸으며 반면 수비에선「죽은 공명이 산 중달 쫓듯」LG주자만 나가면「치고 달리기」의 악몽에 시달려 9개의 4구를 내줬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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