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크리스토프/미 무역대표부대표보(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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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UR 깨지면 세계 교역 위축”
미 무역대표부(USTR)산드라 크리스토프 대표보가 우리나라에 왔다.
크리스토프대표보는 아시아ㆍ태평양국가와의 통상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USTR의 실무주역으로 칼라 힐스 대표와 함께 그동안 한미간에 쟁점이 돼왔던 양담배ㆍ쇠고기협상등에서 미국측입장을 강변했던 맹렬여성으로서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도 참여하고 있다.
26일 이 한에 앞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UR협상의 문제점 등을 알아보았다.
­이번 방한목적은.
▲내년 서울에서 열릴 아­태 경제협력위(APEC)각료회의를 준비하러 왔다.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여러차례 한미통상협상에서 가까워진 친구들과 재무ㆍ상공장관 등 새로 바뀐 한국의 통상관계자들과 만나 UR협상등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UR농산물협상에 대해 한국에서는 심각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농산물에 관한한 세계 어느나라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EC(유럽공동체)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만해도 어려움이 많다. 힐스대표가 UR협상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 여러 지역을 순방했는데 설탕ㆍ담배 재배농가등으로부터 많은 반대에 부닥쳤다. 그러나 미국은 농산물시장을 개방할 자세를 갖추고 있다.
­UR농산물협상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은.
▲잘 알다시피 수출보조금,국내 보조금,각종 무역장벽의 관세화,수입개방유예기간을 몇년(미국은 10년 주장)으로 하느냐하는 네가지 문제인데 한국은 수출보조금을 뺀 나머지 세가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UR협상에 임하는 한국의 자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세계무역을 자유화해야 한다는 미국과 상당부분에서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달사이에 UR에 대한 한국내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돌변했다.
­한국내 분위기가 바뀐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한국언론의 책임이 크다. 특히 지난 8월 UR농산물협상그룹 드주의장의 합의초안이 나오면서 한국언론들은 UR협상이 타결되면 한국농업이 곧 망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언론이 국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언론은 어떤가.
▲UR에 관한한 찬성과 반대를 균형있게 보도하고 있다.
­그점에서는 한국언론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업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어려운게 사실이 아닌가.
▲한국농업의 어려운 현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UR협상은 한국농업을 혁신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또 한국언론이 보도하는 것처럼 UR협상이 타결되면 국내보조금 지급이 모두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증산을 목적으로한 보조금은 안되지만 농민들에게 직접 돈을 나눠주는 것은 허용된다. 아울러 UR협상이 타결된다해서 내년부터 곧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UR는 농산물 자유교역을 실천하기 위한 시작일 뿐 실질적으로 자유교역이 실현되려면 상당기간동안의 협상이 더 필요하다.
­UR협상의 타결 전망은.
▲농산물협상이 UR협상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EC가 아직도 내부의견을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가 12월3일 브뤼셀에서 열릴 통상장관회의가 제대로 성사될지 의문이다.
­UR협상이 깨질 경우 파급 영향은.
▲우선 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될 것이다. 특히 미국대표들은 국내적으로 미의회의 강한 분노에 부닥칠 것이 우려된다. UR와 같은 다자간협상이 깨지면 쌍무협상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은 86년 쇠고기협상때보다 훨씬 더 힘든 협상을 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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