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총리등 90명 평양에/고위회담 대표단 판문점∼개성 거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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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8일 김일성 주석 면담/“함께 사는 길 마련하겠다”/도착성명 내달 서울 3차회담 제의 방침
【평양=안희창 특파원】 한반도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평양땅을 밟았다.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는 한국측 수석대표 강영훈 국무총리 등 회담대표 7명,수행원 33명,기자 50명 등 대표단 90명은 16일 오전 9시 판문점을 통과,개성을 거쳐 오후 1시20분쯤 평양역에 도착,1시30분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 여장을 풀고 3박4일간의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관계기사 3면>
북한측 수석대표인 연형묵 정무원 총리는 한국측 대표단 숙소인 평양 백화원 초대소(영빈관)에서 강 총리 등 남한측 대표단을 영접했다.
임동원 한국측 대변인은 이날 숙소에 도착한 직후 평양 도착성명을 발표,『우리 대표단은 국토의 분단으로 말미암은 겨레의 고통을 덜기 위하여,그리고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고 소식을 전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다함께 잘사는 길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또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민족공동체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표단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9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들어갔으며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측 회담대표들의 영접을 받고 함께 개성으로 이동,기차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17,18일 이틀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간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를 의제로 두 차례 회담을 갖는다.
한국측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남북 상호 체제인정과 교류협력 등 신뢰구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 9월초 서울에서 제시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또 한국측은 연내에 서울에서의 3차회담과 평양에서의 4차회담을 성사시킨다는 기본방침 아래 3차 회담을 11월 중순께 개최하자고 북한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측은 정치ㆍ군사문제 우선해결 원칙 아래 지난번 서울회담에서 내놓은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방북구속자 석방 ▲단일의석 유엔 공동가입 등 3개항의 긴급과제를 남한측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 총리 등 한국대표단은 또 18일 오후 김일성주석궁(금수산의사당)을 방문,김 주석에게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문제와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유엔 가입문제 등이 중점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양회담에서는 또 양측이 의견접근을 보이고 있는 ▲남북 군사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상호 비방중지 등에 대해 구체적 실천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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