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민생ㆍ민권문제 투쟁역점/국민연합ㆍ전민련등 하반기 운동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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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UR대응구체안 제시로 공감대 얻기/내각제 개헌 저지에 공동전선 구축
재야단체들이 올하반기 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전민련ㆍ전대협ㆍ전노협 등 12개 재야단체의 연합조직인 「민자당일당독재분쇄와 민중생존권쟁취를 위한 국민연합」은 22일 서울 등 60여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하반기 첫전국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국회해산과 민중생존권 쟁취대회」는 「하반기투쟁선포식」성격을 겸해 각 재야단체간에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국민연합과 전민련은 이미 올 하반기 투쟁방향과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국민연합은 7,8월 두달에 걸쳐 하반기 활동을 평가,이를 바탕으로 9월초 제15차대표자회의에서 하반기 투쟁방향을 확정했고 재야단체의 대표격인 전민련도 9월중순 중앙위원회를 개최,조직정비를 끝냈다.
국민연합의 하반기 투쟁초점은 민생운동과 민권운동. 물가ㆍ주택ㆍ추곡수매가ㆍ우루과이라운드(UR) 등 민생투쟁을 통해 대중적 문제의식을 확산,여론화시킴으로써 민주개혁과 제도개선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저지가 가장 민감한 부분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합은 우루과이라운드가 미국의 주장대로 타결될 경우 국내 농업은 물론 지적소유권ㆍ금융보험ㆍ유통ㆍ교육 등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에따라 국민연합은 지금까지의 맹목적 반대운동차원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제경제질서가 가져올 파장의 크기를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마련,국민여론을 집약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도 반민자당투쟁전선 구축을 위해 구속자 석방ㆍ민중운동탄압분쇄 등 민권운동이 긴요하다고 보고 ▲악법개폐운동 ▲민권유린 진상조사 ▲구속자 법률구조 ▲구속자가족을 위한 모금운동 등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전민련은 하반기 핵심적 투쟁목표로 「내각제개헌 분쇄」를 설정했다.
전민련은 민자당이 최근 내각제를 단념 또는 유보한 것처럼 보이나 이는 「개구리가 뛰어오르기위한 움츠림」으로 파악,빠르면 올겨울이나 내년초 내각제를 힘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지금부터 「내각제분쇄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전략아래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민련은 또 상징성이 짙은 사업으로 미대사관측과의 접촉을 시도중이다. 10월초순 광주문제ㆍ미군철수ㆍ우루과이라운드 등을 주제로 주한미대사관측과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결국 국민연합과 전민련은 우루과이라운드 등 민생문제투쟁으로 대중적 호응을 확보하고 내각제개헌저지 등 정치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운동역량을 확대해 나간다는게 공통된 전략이다.
국민연합 등은 특히 운동역량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오는 11월11∼18일께 금년 운동을 마감하는 「90년 민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대회에는 민중세력을 총망라하고 가능한한 야당도 포함시켜 대대적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들 하반기 계획은 각 세부재야단체간 연대성이나 대중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실행되기 어렵다는 것이 취약점으로 지적되고있다.
특히 재야 일각에서는 국민연합과 전민련사이 위상과 상호관계가 모호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과 함께 「전선재편론」「국민연합강화론」「전민련 강화론」 등이 제기되고 있어 재야 내부갈등도 하반기 투쟁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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