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국·사우디가 우승길목 최대 난적 남 축구|도전 받는 구기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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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스포츠는 메달박스인 육상·수영 등 기본종목에서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서 헤매 온 반면 구기종목에서는 단연 강세를 보여 왔다.
주최국 중국의 독주가 예상되는 북경 아시아드에서 한국은 구기종목에 관한 한 중국보다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구·핸드볼·하키는 86서울대회이래 완강한 아성을 구축했으나 북경무대에서 각국의 세찬 도전을 받아야 하며 그 전망은 낙관을 불허한다.

<축구>
아시아최강으로 군림해 온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을 차지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전망은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참패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상을 지켜야 하지만 여정은 첩첩산중이다.
더구나 축구가 반드시 실력으로만 판가름이 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중동사태로 이라크 등 아랍국가 일부의 불참가능성이 커 대진과 조 편성이 다소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18개국이 참가를 신청한 지난달 조 추첨에서 한국은 이라크·말레이시아·인도 등과 함께 A조에 속해 상위 2개 팀씩이 겨루는 8강 토너먼트 진출부터 험난하다.
말레이시아는 항상 전력 면에서 한 수 아래지만 중요경기 때마다 발목을 잡는 강한 면을 갖고 있으며 이라크는 최근 직접대결을 하지 못해 전력을 알 수 없지만 대회 3개월 전부터 중국 등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갖는 등 막강한 실력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이 고비를 넘기면 8강에서 이란이나 쿠웨이트와 격돌해야 하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이라크나 이란은 역대전적에서 4승4무3패·6승3무5패가 말해주 듯 한국과는 호각 세.
그러나 한국우승의 최대걸림돌은 역시 준결승·결승에서 만나야 할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최근의 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전과 다이너스티컵대회에서 중국을 연파하기는 했지만 마지막대결에서 10명이 싸운 중국과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힘겹게 이긴 점과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감안한다면 역시 껄끄러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또 싱가포르 최종예선전에서 2-0으로 이긴바 있기는 하지만 역대전적 3승1무3패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가장 벅찬 상대.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대표팀사령탑이 두 번이나 바뀌고 훈련기간도 불과 40여일밖에 안돼 팀웍과 조직력·체력 등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를 안고 있어 더욱 더 우승전망이 불투명하다.

<핸드볼>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다소 난관은 있겠지만 남자는 대회 2연패, 여자는 대회 첫 우승이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협회 측 전망.
그러나 8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아시아 최강의 전력을 구축해 온 남자 팀은 88서울올림픽 은메달획득 후 침체의 길을 걸어온 게 사실이고 최근 고육지책으로 유재충(유재충·경희대 교수)감독을 복귀시키면서 느슨해진 팀웍을 되살리느라 마무리훈련에 땀을 쏟고 있다.
한국 2연패의 최대 난적은 일본.
일본은 지난 7월 굿윌 게임(미국)에서 7년만에 한국을 꺾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다 대부분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86년 이후 변동이 거의 없어 팀웍이 짜임새가 있고 전력도 정점에 올라 있다는 것.
지난해까지 크게 위협적이었던 쿠웨이트는 훈련부족으로, 장신군단의 중국은 아직 세기부족 등으로 한국에 결정적 장애는 못되고 있다.
한편 여자는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으나 아직까지는 실력 차가 커 우승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키>
남녀 동반 우승을 노리고 있으나 여자의 경우 연패가 확실한 반면 남자는 벅차다.
예선B조에 속한 남자의 경우 인도를 꺾어야 조1위로 최강인 파키스탄을 피할 수 있어 결승에 오르게 되는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열세.
여자의 경우 지난5월 호주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 유일한 도전 팀인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은 무난.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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